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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령에 보편복지 빼고 성장 넣은 민주당 "너무 심한 우클릭" vs "중도층 껴안아야"

중앙일보 2013.04.23 01:16 종합 6면 지면보기
북한 인권에 관한 내용을 추가하고, ‘보편적 복지’라는 단어 대신 ‘복지국가의 완성을 추구하고 복지와 함께 선순환하는 성장’으로 표현한 민주통합당 강령 및 정책개정안이 당내 역풍을 만났다.


개정안 공청회 … 486 의원들 반발

 당 강령·정책분과위원회가 22일 주최한 공청회엔 20여 명의 민주당 의원이 참석했으나 분위기는 싸늘했다. 486세대 출신 의원들이 앞장서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북한 인권에 대한 선언적 조항 추가는 당 이미지 제고에 도움될 것이 다. 그러나 오해를 살 만한 문구 수정이 너무 많다. 우리가 진보적이라서 대선에서 실패했나.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의 진보적 정책을 훔쳐갔다. 이른바 좌파적 정책을 베껴서 당선됐는데, 정작 그 정책의 원주류는 그런 정책을 내서 졌다고 하고 있다. 말이 되나?”



 ▶진성준 의원=“보편적 복지가 삭제되고 무상의료, 무상보육 같은 핵심정책들이 다 삭제됐다. 북한 인권도 이대로 표현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겠다보단 ‘북한 민생 인권’에 관심 갖겠다고 했어야 했다. 우클릭으로 오해받을 만한 소지가 있다.”



 ▶최재성 의원=“대선 패배 후 가위눌림이 너무 심하다.”



 ▶임수경 의원=“강령 전문에 통일이란 단어는 왜 빠졌나. 고쳐달라.”



 네 명의 486세대 의원에 이어 20대 청년비례대표인 장하나 의원도 “강령을 바꿀 게 아니라 경제민주화를 해낼 의지를 입증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전병헌 의원은 “ 새누리당은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다가 선거 때 보편적 복지 등으로 치고 들어왔다. 민주당도 정통성을 돌아보면서 초심을 다지다가 선거 때 가운데로 이동해야 한다. 선거 전에 바꾸면 기반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찬성자는 개정안을 주도한 이상민 위원장,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동철 의원 정도였다.



 이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 3대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국민에게 걱정을 끼칠 수 있는 부분과 소홀한 부분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중도란 어정쩡한 사람들이 아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사회경제적인 사안엔 진보적이고, 국가안보엔 보수적인 자세를 많이 취한다”며 “그런 이들을 중도로 본다면 우리가 적극 껴안아야 할 계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 지금까지 당 일부에선 ‘무슨 소리 하는 거냐. 진보를 강화해야지’하는 분이 많았다”며 “그런 진영논리와 선악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정안에 대한 성토 분위기가 우세했던 것과 달리 패널로 참석한 고려대 김윤태 교수는 “오른쪽으로 가느냐, 왼쪽으로 가느냐의 논쟁은 민주당엔 자살행위나 다를 바 없다. 민주당은 양자택일할 때가 아니라 둘 다 잡아야 한다”며 “이번에 안보나 북한 인권을 강조한 것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무상복지를 언급한 것은 치명적 실수였다. 복지가 마치 하늘에서 산타클로스가 내려오는 것으로 오해를 사기 쉬웠다”고 지적했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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