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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테러 체첸 형제, 뉴욕도 노렸다

중앙일보 2013.04.23 01:11 종합 8면 지면보기
보스턴마라톤 테러 용의자 타메를란·조하르 차르나예프 형제가 뉴욕으로 이동해 추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들 형제와 연계된 테러리스트를 추가 검거했다. 체포 과정에서 목에 심한 부상을 입은 조하르(19)가 의식을 되찾으며 수사에 탄력이 붙었다.


탈취한 차량 주인에게 밝혀
사제폭발물도 무더기 보유
동생은 첫 범행 후 파티 참석

 보스턴 경찰국장 에드 데이비스는 21일(현지시간) CBS방송에서 “보스턴마라톤 테러 용의자 형제의 사제폭발물(IED) 저장소를 발견했다”며 “발견된 폭발물의 양으로 볼 때 이들이 IED를 미리 만들어놓고 추가 테러를 계획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형제가 범행 직후 벤츠 차량을 훔쳐 도주하는 과정에서 인질로 잡은 차량 주인에게 ‘우리는 뉴욕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들 형제와 경찰이 총격전을 벌였던 매사추세츠주 워터타운 현장에도 사용하지 않은 폭발물이 많이 있었고, 형제가 탈취한 벤츠 차량에서도 IED가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M4 라이플 소총과 권총 2정, 그리고 최소 6개의 폭발물을 수거했다고 CBS방송이 전했다.



 수사 당국은 차르나예프 형제가 테러 단체와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FBI가 이들 형제와 연계된 테러리스트 12명을 추적해 3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FBI가 이들 형제와 ‘잠재 세포조직(Sleeper Cell)’과의 연관성을 찾아냈으며, 이들 중 남성 1명과 여성 2명을 보스턴에서 약 97㎞ 떨어진 곳에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잠재 세포조직은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와 기본 노선을 공유하면서 각국에서 은밀히 활동하는 조직이다. 52명이 숨지고 700여 명이 다친 2005년 7월 영국 런던 열차 테러가 잠재 세포조직의 소행이다. CNN은 사망한 형 타메를란(26)이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체첸 반군 지도자 ‘아부 두자나’의 동영상을 올렸다가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정황들이 보스턴 테러에 배후가 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의혹을 풀 실마리는 조하르가 쥐고 있다. ABC방송 등은 보스턴의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병원에서 치료받는 조하르가 의식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수사 당국의 조사에 필담으로 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수사 관계자는 “목의 상처로 볼 때 조하르가 자살을 시도한 것 같다” 고 말했다.



 조하르는 테러 다음날인 지난 16일 태연히 학교에 나타나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저녁에는 기숙사 파티에 참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조하르가 자신이 다니던 매사추세츠대 다트머스 캠퍼스에서 친구 자크 베텐커트에게 “이런 비극(테러)은 항상 일어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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