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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목재 교량 첫 준공 … 친환경·실용성 다 살렸다

중앙일보 2013.04.23 00:59 경제 7면 지면보기
19일 준공된 국내 최초의 차량용 목조교량. 길이 30m, 폭 8.7m의 왕복 2차선.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지난 19일 강원도 양양군 서면 미천골휴양림 안에서는 교량 준공식이 있었다. 길이 30m, 폭 8.7m, 왕복 2차선에 불과한 조그만 다리의 준공식이었지만 학계와 관계 등에서 200명이 넘는 사람이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다리 이름은 ‘한아름교’. 한국 최초로 국산 목재로 만든 차량 통행용 교량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고속도로에도 적용할 수 있는 1등급 교량이다.

산림녹화 40년, 심고 가꾸기 넘어 이젠 활용시대
낙엽송·리기다 등 쓸 나무 많아
목재 돔 피겨스케이팅장도 건설
건축 내외장재로 쓰임새 늘어나



 민둥산 나무심기로 시작한 산림정책이 40년 만에 ‘심기’에서 ‘활용하기’로 전환하고 있다. 개인이 소유한 산의 나무도 함부로 베지 못하고 심기만 하던 시대는 저물고, 목재나 휴양 등 다양한 형태로 산림자원을 활용하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한아름교와 같은 차량통행용 목조교량은 미국이나 일본·유럽에서는 보편화돼 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전혀 이용되지 않았다. 행사에 참석한 국립산림과학원 김광모 박사는 “국산 리기다소나무로 만든 한아름교는 산림자원의 본격적 활용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친환경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이뤄낸 구조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리에 이어 목재 돔 피겨스케이팅장도 생겨난다. 평창동계올림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완공될 강릉 피겨스케이팅장은 국산 낙엽송을 활용한 돔구장 형태로 건축될 예정이다. 김 박사는 “한국의 조림 역사가 40년을 넘어서면서 목재로 활용가능한 나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앞으로 관공서나 학교·전철역과 같은 공공부문에 국산목재를 활용한 건축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산림녹화는 1973년 3월 ‘제1차 치산 녹화 10년 계획’이 출범하면서부터 본격화했다. 10년간 전국의 100만㏊ 넓이 산지에 나무 21억3200만 그루를 심고 화전민 20만3000가구를 이주시킨다는 대규모 조림계획이었다. 79년부터 10년간 이어진 ‘2차 치산녹화 10년 계획’에서는 국토 녹화의 완성과 함께 목재자원으로 쓸 수 있는 ‘경제림’ 조성이 목표였다. 아카시아·리기다소나무 외에 낙엽송과 잣나무처럼 곧게 오래 자라는 ‘장기수’도 심기 시작했다. 3차(1988~97년)에서는 32ha 규모의 경제림 조성과 산림휴양시설 확충, 4차(1998~2007년)에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기반 구축을 목표로 ‘숲 가꾸기’ 사업이 진행됐다. 산림청 박은식 산림정책과장은 “이전까지만 해도 나무를 심기에만 급급했는데 4차부터는 간벌 등 숲가꾸기로 산림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5차 계획(2008~2017년)은 심고 가꾸기를 넘어 산림자원을 잘 활용하기가 목표다. 경제림으로 심어온 낙엽송·잣나무·백합나무·편백나무 등이 자라면서 목재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한국의 목재자급률은 현재 15% 수준. 2017년엔 이를 21%, 2030년엔 24%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목재 활용도 그간 종이재료나 MDF합판에서 앞으론 건축 내외장재와 교량 등 대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산림의 자원화는 가야 할 길이 먼 숙제다. 73년 제1차 치산녹화계획을 주도했던 고건 전 총리는 “ 국민조림, 속성조림엔 성공했지만 경제조림은 아직 미완성”이라며 “4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토질에 맞는 경제수종이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세종=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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