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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사건 수사 압력 진상조사" 경찰청장, 경란 조짐에 적극 대응

중앙일보 2013.04.23 00:54 종합 14면 지면보기
이성한 청장
이성한 경찰청장은 22일 “권은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경찰 윗선에서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사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필요하면 진상조사를 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또 “진상조사 결과 권 과장 발언에 잘못되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으면 감찰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다. 수사 압력 여부에 대한 진상을 파악한 뒤 감찰을 통해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진상 조사는 경찰청 감사주무관실이 담당한다.


"허위 땐 권은희 과장 감찰"
민주당 "권 과장은 광주의 딸"

 이 사건의 수사 초반 실무 책임자였던 권 과장(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경찰 수뇌부가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하면서 지속적으로 축소·은폐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서울청뿐 아니라 경찰청도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 경찰청 간부는 그러나 “경찰청에서 (권 과장에게) 전화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서울청을 통해 특정 언론에 수사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정도의 지시는 있었다”고 반박했다. 부실 수사 지적에 대해 이 청장은 “경찰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수사를 시작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공소시효 등이 있기 때문에 일단 검찰에 송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앞으로도 검찰과 합동 수사를 하거나 검찰의 요청이 있으면 협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여직원에 대해 국가정보원법만 적용한 것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찬성과 반대를 클릭한 것에 대해 판례와 법리검토를 거쳤다”며 “그 정도로는 선거법(위반 혐의)까지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석 서울청장은 권 과장의 주장에 동조하는 경찰 내부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 청장은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자중하고 검찰 수사 결론을 기다려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서 당시 수사라인에 대한 소환 요구 등이 있을 경우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하다면 당연히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 과장은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위에서 국정원 여직원 2차 조사 후 보도자료에 기재된 것 외에는 모른다고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한마디만 더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이 감찰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개선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다고밖에…”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광주시당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권 과장을 ‘광주의 딸’이라고 지칭하며 “민주당은 반드시 권 과장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가 정치 공방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일각에선 “명백히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행태”라고 반박했다.



 ◆검찰, 김용판 전 서울청장도 수사=검찰에 송치된 국정원 여직원을 포함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전반에 대해 수사에 나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민주통합당이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경찰공무원법상 정치중립 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병합해 수사키로 결정했다. 김 청장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11시 수서경찰서에 진실과 다른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토록 지시한 혐의로 고발됐다.



정강현·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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