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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30대 팀장과 40대 팀원, 어색함이 없어야

중앙일보 2013.04.23 00:06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인류의 역사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수단과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그때마다 공존을 모색하기 위한 지혜가 발휘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제로섬 게임만 있을 뿐 ‘윈-윈 게임’이 실종된 것 같아 아쉽다.



 고령사회에 대비한 정년연장 강제화 방안을 둘러싼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논의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고령세대는 오늘날 경제성장을 견인한 산업화시대의 역군이지만, 자녀 교육과 내 집 마련 등에 신경 쓰느라 마땅한 노후생계 수단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년연장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인 듯하다. 그러나 우리의 노동시장 여건을 냉철하게 들여다보면 정년연장을 수용할 만한 산업현장의 준비는 미흡하다. 현재 기업의 인사·임금 체계에서는 57세 전후의 정년도 제대로 지켜내기 어려운 사업장이 상당수다. 정년연장이 법제화되더라도 실제 고령 근로자의 고용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편에선 청년층이 번듯한 직장 없이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세상을 향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 구성원의 불안한 동거가 장기화되면, 세대와 계층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시장경제의 건전한 운용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고령자 고용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청년의 활력과 패기를 접목시킬 공존의 해법은 무엇일까. 바로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수평적 기업문화와 생산성에 부합하는 임금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의 실천을 위해서는 양보와 인내가 필요하다. 첫째, 수평적 기업문화와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연령에 따른 기득권이나 권위의식을 내려놓는 것이다. 기업이라는 경영조직의 틀 속에서 연령에 따라 사람을 존대하는 경직된 분위기는 선택된 소수의 고령자를 제외한 대다수의 고령자를 퇴출시키는 압력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 연령보다 직무와 역할 중심의 수평적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할 핵심적 이유다. 30대 팀장과 40대 팀원이 각자의 역할과 직무에 따라 어색함 없이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 속에서 창의와 집단지성이 발현된다. 직무이동이 훨씬 수월해지면 고령자도 오랫동안 조직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기업 조직문화 측면과 함께 임금체계의 일대 전환도 필요하다. 현재 사회통합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소득분배 문제도 결국 한정된 고용과 임금의 총량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근속·연령을 중시하는 현재의 임금체계는 고령자에 대한 고용부담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면서 고용 총량의 확대를 제한하는 장애물이다. 따라서 지금의 임금체계를 연공서열 중심에서 직무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나이와 성별, 고용 형태, 학력, 출생, 근속연수와 무관하게 직무의 가치와 공정한 성과평가에 따라 임금이 결정돼야 한다. 진통은 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이와 같은 수평적 기업문화와 직무 중심 임금체계로의 전환이야말로 향후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모든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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