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베 내각 대놓고 우경화 … 야스쿠니 신사 잇단 참배

중앙일보 2013.04.22 00:49 종합 19면 지면보기
신도 요시타카(左), 후루야 게이지(右)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넘버 2’인 아소 다로 부총리를 비롯한 각료 세 사람이 20~21일 태평양전쟁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잇따라 참배했다. 야스쿠니의 춘계 대제 기간(21~23일)을 맞아서다.


신도 총무상, 후루야 공안위장 이어 지한파인 아소 부총리도 방문

 20일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상이 먼저 참배했다. 2011년 한국의 독도 지배 강화 실태를 살펴보겠다며 울릉도 방문을 시도했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던 인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 말 이오지마(硫黃島)에서 미군을 상대로 ‘옥쇄작전’을 펼친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忠道) 육군대장의 외손자다. 그는 “(각료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참배”라고 했다. 야스쿠니 참배가 외교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조상이 태평양전쟁에서 사망했다. 정기적으로 참배하고 있다”고 했다.



 21일엔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상이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미국 뉴저지주를 찾아 현지에 세워진 종군위안부 기림비의 철거를 요구했다. 그는 의원 모임을 통해 종군 위안부와 관련된 왜곡된 역사 인식을 주도해 왔다. 야스쿠니 참배 뒤 거리낌 없이 “국무대신 후루야 게이지로서 참배했다”라고 했다. 신도 총무상과 달리 각료로서의 참배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을 추도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21일 각료 중 세 번째로 야스쿠니를 찾은 건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었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상·중앙은행장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던 그는 귀국 후인 오후 7시30분쯤 야스쿠니를 찾았다. 아베 정권 내에서 몇 안되는 지한파로 알려졌던 아소 부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양국 관계 개선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 정권 때는 각료들을 상대로 야스쿠니 참배 자제령이 내려졌지만, 아베 정권은 각료들의 자유의사에 맡겼다. 지난해 12월 아베 내각 출범 이후 각료들의 야스쿠니 참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각료는 아니지만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 부장관도 21일 오전 야스쿠니에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에는 참배하지 않는 대신 ‘내각총리대신’이라고 적힌 비쭈기나무 화분을 공물로 보냈다. 그는 1차 아베 내각 시절인 2007년에도 같은 공물을 보냈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1차 아베 내각 때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은 것이 천추의 한”이라고 했던 그는 총리가 된 뒤엔 야스쿠니 참배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한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각료들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더라도 외교에 미치는 (악)영향은 피할 수 없다”며 “(한국·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관련기사]

▶"日 야스쿠니 참배 유감"…한일 첫 외교장관 회담 취소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