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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대 남학생 8500명 … ‘남자 나이팅게일’ 전성 시대

중앙일보 2013.04.22 00:16 종합 26면 지면보기
서울대병원 소아수술실 수간호사로 8년째 근무 중인 김장언 남자간호사회 회장. 1979년 서울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남학생 5명 가운데 유일하게 간호 현장에 남았다.


1962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남자가 간호사 면허증을 딴 지 51년 만에 남자간호사회가 만들어졌다. 이 모임은 20일 창립총회를 열어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수간호사 김장언(54)씨를 초대회장에 추대했다. 한국 전체 간호사는 30만6000명, 이 중 남자는 6202명(2%)이다. 남자 간호사 인기가 올라가면서 최근 5년 새 4074명이 배출됐다. 매년 19%씩 증가한다. 한국전쟁 때도,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36년에도 남자 간호사가 있긴 했다. 남자라는 이유로 면허증을 발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간호사는 금남(禁男)의 영역이었다.

김장언 초대 남자간호사회장
취업난 없는 블루오션
교도소·소방서로도 진출
“힘 세면서도 섬세하죠”



 ‘여자 간호사들한테 치여서, 생존을 위해 단체를 만든 건 아닌가’라고 물었다. 김 회장은 “노(No)”라고 했다.



 그는 “요즘에는 병원장들이 남자 간호사 입지를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다. 여자와 달리 생리휴가·분만휴가에서 자유롭다. 병원장 입장에서 남자를 선호하고 남자 간호사 위상도 올라가고 있다. 여자에 치여서 이런 모임을 만든 게 아니다”고 했다.



 -남자가 최고위직에 오른 적이 있나.



 “병원소속 간호사 모임인 병원간호사회 산하에 병원수술간호사회가 있다. 회원이 5500명인 큰 단체다. 거기 회장이 남자(건국대병원 우진하 팀장)다. 다만 서울 대형병원 내 간호사들의 수장(간호본부장·간호부원장 등)이 된 경우는 없다.”



 -협회를 만든 이유는 뭔가.



 “모임을 만들면 한 목소리로 우리의 권익을 주장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게다가 약사회 등 보건의료 관련 단체장들이 대부분 남자다. 간호협회만 여자다. 협회 측에서 남자들이 나서주길 기대하는 것 같다.”



 -남자 간호사가 많이 느는 이유는.



 “현재 8500명이 간호대에 재학 중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는다. 전문직인데다 취업난 속에서도 100% 일자리를 찾는다. 4년제 대학을 마치고 간호대에 다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졸업 후 병원뿐만 아니라 교도소·소방서 등으로 진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힘이 필요한 분야가 있어서 남자 인기가 올라가는 게 아닌가.



 “힘을 많이 쓰는 수술실·응급실·중환자실 등에 많이 배치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병동에 배치돼 환자를 돌보는 경우도 늘고 있다. 남자들이 섬세한 면이 부족해 병동 근무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기우란 게 드러나고 있다. 병동 부서장들도 이 점을 인정한다.”



 79년 김 회장과 같이 서울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남자 5명 중 3명은 탈락했다. 김 회장은 84년 서울대병원에 입사했고 한 명은 의료기 사업을 한다. 김 회장은 서울대병원 수술실(성인)과 보라매병원 수술실을 거쳐 본원 소아수술실 수간호사 생활을 8년째 하고 있다. 그는 “남자 간호사 영역을 넓히고 다양한 취업 정보를 후배들에게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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