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온천수 마시고 몸 담그고 … 아토피 소녀 1주일 만에 웃다

중앙일보 2013.04.22 00:01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아벤느 온천센터에서 한 여성이 아토피 피부염 개선 케어에 참여하고 있다. 이 온천센터는 프랑스 정부와 의학협회로부터 피부 진정 효과와 건조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인정받았다.


아토피 피부염은 가족 질병이다. 아이가 밤새 몸을 긁어대는 바람에 부모까지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집안에는 아토피 치료 제품이 곳곳에 쌓인다.

체험! 프랑스 아토피 치료 온천센터 아벤느



만 6세부터 아토피 피부염을 앓았던 기자는 31세가 된 지금까지 아토피 피부염을 달고 산다. 피부에서 진물이 날 정도로 긁어대 손에 장갑을 끼고 자는 날도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날씨가 더워지면 증상은 심해진다. 프랑스에는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온천센터 아벤느가 있다. 프랑스에 있는 105개의 온천 중 유일하게 프랑스 정부와 의학협회가 피부 진정과 건조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인정한 곳이다. 온천센터를 찾아 아토피 피부염 치료 프로그램을 체험해 봤다.



아벤느는 프랑스 남동부 툴루즈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있다. 매년 세계 각지의 민감성 피부 환자(아토피 피부염 환자 40%, 건선 30%, 그 외 화상 환자 등) 3000여 명이 의사의 처방을 받고 이곳을 방문한다. 아벤느는 마을 이름이지만 온천센터의 이름이자 화장품 브랜드의 이름이기도 하다. 1736년 이 지방의 로코젤 후작이 기르던 말이 온천수에서 목욕을 하자 피부병이 사라지면서 온천의 명성이 이어졌다. 이후 세계대전으로 사라졌던 온천을 1970년 제약회사를 운영하는 약사 출신 피에르 파브르 회장이 인수했다. 이후 온천수의 피부 진정 효과와 항염 효과에 대한 임상 연구가 진행됐다. 1871년 시카고 대화재 당시 화상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온천수를 수출하기도 했다. 피에르 파브르 회장은 15년간의 연구 끝에 온천수를 활용해 만든 화장품 브랜드 아벤느를 출시했다.



미네랄 함량은 낮게, 칼슘·마그네슘은 높게





이곳에는 피부과 전문의와 약사, 의료 교육을 받은 직원이 상주하며 피부과 의사의 진료에 따른 케어를 한다. 아벤느 온천센터 마리 앙주 마르탕시 원장은 “모든 피부염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기본 케어와 개인별 국소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의 기본은 아벤느 온천수다. 기자는 아토피 피부염 기본 치료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온천수가 담긴 개인 욕조에 20분간 입수를 했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하는 탕 목욕이나 샤워보다 물의 온도가 34도 정도로 차가운 편이다. 닭살이 돋을 정도로 추운 느낌이다. 마리 앙주 마르탕시 원장은 “원래 온천수 온도는 25.6도인데 따뜻한 기운을 느낄 정도로 가열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스파를 하는 것처럼 욕조 안에서도 온천수가 피부를 두드리며 피부 속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입욕이 끝나고 개인 샤워룸에 들어가 미세 분사로 온천수 샤워를 했다. 안개가 낀 듯 미세한 온천수가 사방에서 온몸을 적셨다. 일반 물보다는 촉감이 부드럽다. 역시 일반 샤워를 할 때보다 ‘춥다’는 느낌이 든다. 마리 앙주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40도가 넘는 뜨거운 물보다 32~34도 물에서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각질이 많이 일어나는 환자는 각질이 떨어질 수 있도록 고압분사 과정을 거친다. 침대보가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아토피가 심했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소녀는 이곳을 찾은 뒤 1주일 만에 증상이 개선됐다. 소녀가 그린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붉은빛 피부에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자화상을 그리던 소녀는 치료 뒤 하얀 피부에 활짝 웃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피부 케어 프로그램과 함께 치료기간 동안 아벤느 온천수를 마신다. 고로쇠 물을 마시는 것처럼 수시로 마셔도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갔다.



지각 변동으로 40년 전 빗물에 약효 생겨



1 온천센터에서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온천수 미세 분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2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던 한 어린이가 치료 전후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


피부염을 개선시키는 온천수 효능의 비결을 물었다. 아벤느 수자원연구소 베르트랑 셀라 책임연구원은 “미네랄과 칼슘, 마그네슘 함량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아벤느 온천수는 40여 년 전 빗물이 모여 지하로 들어가 지각변동을 거쳐 만들어진 물이다. 미네랄 함량이 207㎎/L 수준으로 낮아 수분이 건조된 뒤에도 잔존물이 남지 않아 피부염을 악화시키지 않는다. 칼슘과 마그네슘의 비율도 이상적이다. 베르트랑 셀라 연구원은 “이 성분들은 항염·염증 효과가 있고, 피부 보호벽의 복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늘 같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10회에 이르는 수질검사를 한다. 물이 바뀌면 피부염 증세가 악화돼 여행지에서 늘 고생했던 기자도 이곳에서는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다.



 프랑스 아벤느=장치선 기자



☞피에르 파브르는 유럽 약국 화장품 1위 기업이다. 전 세계에 아토피 재단을 세워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한 공익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에 아토피 재단을 세울 계획이다. 내년 9월에는 온천수를 활용해 아토피 치료 효과가 높은 화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