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더 읽을 만한 책들 ┃기술 그리고 문화

중앙일보 2013.04.20 00:44 종합 22면 지면보기
기술과 문화는 유사 이래 긴밀하게 연결돼왔다. 과학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한 20세기 이후 그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와 직결되는 문제다. 20세기 과학기술이 바꿔놓은 문화를 성찰한 책으로는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발터 베냐민 지음)과 『게오르그 짐멜의 문화이론』(게오르그 짐멜)이 대표적이다. 베냐민(1892~1940)과 짐멜(1858~1918)은 예술작품을 주로 얘기했지만, 두 사상가의 빼어난 통찰은 21세기 사회를 읽는 데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은 벤냐민을 현대 매체미학의 선구자로 올려놓았다. 벤냐민은 1930년대 빠르게 진행되던 산업기술 발달에 주목하며 예술작품의 복제(복사와 유통)가 예술 자체를 크게 바꾸어놓았다고 지적했다. 현대 예술이 반복성을 얻은 대신 작품의 유일무이성, 즉 아우라(Aura)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복사(Copy)와 붙여넣기(Paste)가 일상화된 디지털사회에서 그 함의는 커진다.



 평생 아웃사이더 지식인으로 유명했던 사회학자 짐멜은 거대담론을 거부했다. 예컨대 19세기 학자들이 내세웠던 사회라는 개념을 부정했다. 사회라는 것은 수많은 개인이 연결된 이름에 불과하다는 것. 대신 그는 미시적 관점을, 즉 개인들의 갈등을 주목했다. 돈·공간·이방인·박람회·매춘 등 우리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들춰내며 자본주의 문화의 민낯을 그려 보인다.



이은주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