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벤츠 훔쳐 달아나며 소총 난사…형은 폭탄 들고 돌진

중앙일보 2013.04.20 00:43 종합 3면 지면보기
중무장한 미 경찰특공대가 19일(현지시간) 테러 용의자 수색이 벌어지고 있는 매사추세츠 워터타운에서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워터타운 로이터=뉴시스]


15일(현지시간) 보스턴마라톤 결승선 지점에 폭탄이 터진 뒤 아비규환이 된 현장을 빠져나간 테러 용의자들은 정체가 발각되기 전까지 어떻게 움직였을까.

보스턴 테러 용의자 추격전
마라톤 사건 후 거주지로 숨어
한밤 MIT서 대학경찰 쏜 후 도주
현지 휴교령 … 상가도 문 닫아



 ‘검은 모자를 쓴 용의자 1’로 지칭됐던 타멜란 차르나예프(26)는 19일 0시38분 경찰에 사살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얼굴이 공개된 지 7시간 만이다. ‘흰색 야구모자를 쓴 용의자 2’로 불린 동생 조하르(19)는 도주 중이다.



 압력솥 폭탄이 터진 보스턴마라톤 결승지점에서 이들이 숨어 있던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캠퍼스는 지척이다. 결승선이 설치됐던 코플리 광장에서 2㎞ 남짓, 차로 이동했다면 약 7분,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이들은 1년여 전부터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거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형제는 경찰이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철통경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도시로 도주하지 않고 거주지로 숨는 것을 택했다.



 시점은 불분명하지만 이들은 폭탄이 터진 얼마 후 찰스강을 건넜다. 하버드 다리 혹은 좀 더 서쪽에 위치한 보스턴유니버시티 다리 등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옥이 된 현장에서 모두가 경황이 없을 때 현장을 빠져나갔을 것으로 보인다. 폭탄이 터진 직후인 오후 2시50분50초에 찍힌 한 사진엔 동생 조하르가 보일스턴가와 페이필드가 교차로를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하지만 18일 오후 10시30분, 사건 발생 나흘 만에 이들의 잠적은 끝났다. 용의자들은 MIT 인근에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하러 온 대학경찰관을 쏜 후 도주했다. 이 대학경찰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수사 당국은 조하르가 이날 오후 7시11분쯤 대학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사진을 공개했다.



 용의자들은 캠퍼스에서 1.6㎞ 정도 떨어져 있는 지점에서 검은색 메르세데스 벤츠 SUV를 탈취해 조용한 주택가인 워터타운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교통 경찰 한 명에게 심각한 총상을 입혔고, 차량 소유주는 차에 태웠다. 차 주인은 약 30분간 용의자들과 이동하다 극적으로 탈출했다.



 워터타운은 MIT 캠퍼스에서 10㎞ 거리에 있으며 10여 분 안에 이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NBC에 따르면 이들은 워터타운 서쪽에서 수류탄과 유사한 폭발물을 들고 경찰과 격렬한 총격전을 벌였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자동소총 수십 발을 발사하며 격렬한 저항을 했다.



주민 앤드루 키싱버그는 NBC와의 전화 연결에서 “경찰이 무장한 두 명과 대치했으며 몇 분간 극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경찰과 용의자들은 SUV를 세워 두고 경찰 차량 5~6대에 둘러싸여 총격전을 벌였다.



교전 중 타멜란이 수류탄처럼 생긴 폭발물을 들고 경찰을 향해 달려들었고, 그사이 조하르는 SUV에 탑승해 달아났다. 조하르는 매사추세츠주 운전면허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당국은 이날 새벽 “타멜란이 수십 발의 총탄을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보스턴엔 휴교령이 내렸고 상업시설도 문을 닫았다.



전영선 기자









◆ 관련기사

▶보스턴 테러 용의자, 경찰에 체포

▶ 생포된 조하르, 의대 다니며 장학금 받은 엘리트

▶ 두 다리 잃은 男 "용의자가 나를…" 결정적 제보

▶ 보스턴 테러범과 8살 희생자가 한 사진에…

▶ 테러 용의자 체첸계 형제, 왜 미국에서…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