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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러브 투어' 골프장 풍경 달라졌네

중앙일보 2013.04.20 00:12 종합 11면 지면보기
LPGA 박인비(왼쪽)는 약혼자 남기협씨와 함께 투어를 돌고 있다. 매니저에 코치 역할까지 하는 남씨는 박인비의 세계 랭킹 1위 등극의 숨은 공로자다. 두 사람이 지난 8일(한국시간) LPGA 투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호수에 뛰어들고 있다. [란초미라지 로이터=뉴시스]
1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인근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 2라운드. 전날 7언더파를 친 서희경(27·하이트진로)은 둘째 날 불어닥친 강풍에 휘말려 초반 3타를 잃었다. 2위였던 그의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LPGA 한국 낭자들, 공개 연애 중
박인비, 약혼자가 늘 곁에서 응원
서희경?장정도 “연인 덕에 잘돼”
예전엔 남자친구 있어도 쉬쉬

 약혼자인 국정훈(34)씨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서희경을 지켜보면서 응원했다. 서희경은 후반 들어 버디 3개를 잡고 다시 7언더파로 복귀했다. 그의 어머니 이숭아(53)씨는 “아빠·엄마가 따라다닐 때보다 약혼자가 오니까 더 힘을 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서희경은 최근 약혼을 했다고 공개했고, 그의 부모는 하와이 대회에 약혼자가 응원하러 온다고 취재기자들에게 자랑도 했다.



 예전엔 있기 어려운 일이었다. 남자친구가 생기면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요즘은 초등학교 여학생도 남자친구가 있는 시대지만 치열한 투어에선 “머리가 남자친구한테 가 있으면 볼이 잘 맞을 리가 있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이런 분위기가 바뀐 건 박인비(25·스릭슨)와 그의 약혼자인 남기협(32)씨 덕이다. 2008년 US 여자오픈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박인비를 KPGA 투어 프로 출신인 약혼자 남씨가 따라다니면서 정신적·기술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남씨는 스윙코치·멘털코치·매니저 역할까지 하고 있다. 박인비는 “2011년 오빠의 조언을 듣고 릴리스를 완전히 바꿨는데 그 후 샷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박인비의 아버지 박건규(52)씨는 “딸이 힘들었을 때 옆에 있어 줬고 잘 치게 샷을 잡아 주고 마음도 잡아 줬다. 인비는 사위 될 사람이 하는 말은 다 믿는다. 믿음을 가지고 치니까 잘되는 것 같다. 우리 딸 세계랭킹 1위는 사위가 될 남기협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연습 라운드 때나 프로암 때 오르막이 나오면 박인비를 밀어 주고, 내리막에서는 잡아 주는 남씨를 다 안다.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은 “두 사람이 다정하게 손잡고 다니는 것을 모든 선수가 다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또 “다들 남기협씨가 아깝다”며 놀리기도 한다. 박건규씨는 “다른 선수의 부모들이 ‘우리 아이도 남자친구가 없으면 괜히 스트레스만 쌓일 것 같다’며 사람을 만나게 해 줘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장정(33·볼빅)은 남편이자 KPGA 정회원인 이준식(34)씨가 캐디를 한다. 매일 똑같은 바지를 세트로 입고 나온다. 장정은 “남편이라서 다른 캐디에게처럼 화를 못 내는 것 빼고는 아주 좋다”고 말했다.



 한편 수잔 페테르센(32·노르웨이)이 중간합계 10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페테르센은 첫날 코스레코드를 세운 무서운 10대 아리야 주타누가른(18·태국) 등을 의식했는지 “나이가 들수록 더 현명해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승자인 미야자토 아이(28·일본)는 9언더파 2위로 올라섰다. 서희경과 김효주(18·롯데) 등이 7언더파 공동 3위다.



 J골프가 20일 3라운드 경기를 오전 7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호놀룰루=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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