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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한·미가 북핵 위협에 확실히 대처하려면

중앙일보 2013.04.20 00:10 종합 31면 지면보기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
북한의 최근 도발과 긴장 조성에 대한 분석은 김정은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의 의도는 내부 권력 기반을 굳건히 하는 데 있는 것일까? 그는 경험이 너무 일천해서 충돌 일보 전에 물러나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일까” 이는 타당한 의문이다. 평양이 과거보다 호전적이며 때로는 희화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선 특히 그렇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강한 도발에는 다른 설명도 가능하며 이는 검토할 가치가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생각해보자. 북한이 호전성을 강하게 나타내는 것은 이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을 향상시켰기 때문에 자신들이 아무리 위협적인 자세를 취해도 아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일까?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우리를 강제로 억누르려는 시도는 앞으로 점점 강해질 것인가? 북한이 우라늄 핵무기를 개발하고 탄도미사일 저장고를 다변화하는 데 따라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



 앞으로 북한은 핵무기를 기반으로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를 위협하려 들 것이다. 도발을 통해 위기를 조성하는 행태를 되풀이하면서 말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미국과 한국은 오래된 전제와 관행 중 일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지난달 23일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국지적 공격에 대응하는 절차에 합의한 것은 한·미동맹의 결의와 결속을 보여주는 중요한 첫 조치였다. 하지만 좀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한국, 일본, 괌에 있는 목표를 동시에 타격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런 시점에 한국이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체계 밖에 머물러 있는 것은 타당한가? 방어체계가 통합되면 전체적 효율성이 높아지며 평양에 대해 한·미 결속을 과시하는 신호를 보내는 효과도 생긴다. 이 같은 신호는 솔직히 말해 베이징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자신이 북한의 행태를 방치하면 (한·미·일로서는) 이 지역의 방어망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일본과 한국은 양국에 대한 북한의 강화된 위협을 목전에 두고 서로 티격태격할 여유가 있는가? 지난해 이명박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협정에서 발을 빼기로 결정한 것은 북한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협정은 북한의 공격 위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한국은 러시아를 포함한 여러 나라와 이런 협정을 수없이 많이 체결한 상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국을 방어하고 그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미국의 후방 작전기지가 일본이다. 한국은 왜 일본과의 상호 정보협정에 서명하지 않고 있는가?



 셋째, 한·미 양국은 방어 시스템에 투자해 북한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미국이 제5세대 스텔스기인 F-22 전투기들을 한국에 배치한 것은 북한의 최근 위협에 맞서 억지력을 강화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 일본은 구형 F-4S기들을 대체하기 위해 제5세대 F-35 전투기를 구매 중이며 기존의 F-15s 기들도 이 기종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중국이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북한의 위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방위예산 삭감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아시아를 중시하는 ‘재균형(rebalance)’ 정책에 따라 공군은 제5세대 전투기의 대부분을, 해군은 함정의 60%를 이 지역에 배치할 예정이다. 육군은 워싱턴주에 있는 ‘I 군단(I Corps)’을 아태 지역의 임무수행에 맞게 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은 강대국으로서 중동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도 (군사적) 자원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설사 파이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할지라도 전체 파이가 작아진다면 이 지역에서도 예산 삭감의 효과가 느껴질 것이다.



 넷째, 한·미는 내년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최고 수준으로 점검해 한국군 능력의 허점을 채우고 북한의 새로운 자세에 대응하는 새로운 지휘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이는 양국 군 대령들이 해당 항목에 체크만 하는 수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작권 전환은 백악관과 청와대가 국가 전략 수준에서도 세부사항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이것이 문민통제의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한·미 양국은 북한의 붕괴나 불안정에 대비하는 계획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 보이고 있는 새로운 자세는 김정은에게 타격으로 되돌아올 수 있고 이에 따라 내부 분열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조치들과 별도로 한반도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대화와 모색은 계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안보 문제가 이른 시간 내에 대화를 통해 풀릴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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