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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시설공단, 신분당선 납품사 등에 4600억 특혜 의혹"

중앙일보 2013.04.18 01:01 종합 6면 지면보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신분당선에 공급됐다가 400여 개가 파손된 독일회사 부품을 수입하는 업체에 특혜를 줘 호남고속철도 등에 독점 공급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철도시설공단 업무보고에서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공단이 신분당선에서 문제가 된 독일 V사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와 이 부품에 결합하는 침목 공급 업체 등에 모두 4600억원이 넘는 사업을 몰아준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공단은 현재 진행 중인 전국의 철도 공사 현장에서 국내 유력한 레일 체결장치(레일과 침목을 연결하는 것) 업체 2개사 중 1개사를 배제하고 중국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독일 V사 제품만을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독일 V사 제품을 국내에 수입해 독점 납품한 A사에 막대한 이권이 돌아가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심재철 의원, 국토교통위서 주장
호남고속철 등 전국 6개 구간서
문제 된 업체 사실상 선정케 해
공단 "감사원 권고 따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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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단이 설계 변경을 요구해 독일 V사 제품으로 바뀐 공사 구간은 호남고속철도와 서해안선 4·5공구, 동해남부선, 진주~광양 등 6곳이고 원주~강릉선을 포함한 5곳은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독과점 방지를 위해 2개 이상의 제품이 경쟁하도록 해야 하는데 공단은 특정 회사 제품만을 설계에 반영하도록 했다”며 “지난해 공단이 호남고속철도 자재 공급 업체들에 특정업체 참여를 배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본지가 입수한 이 공문에는 “호남고속철도 공사와 관련해 레일 체결장치 납품업체인 P사의 참여를 배제하라”고 나와 있다. 영국계 P사는 독일 V사와 경쟁 관계다.



 답변에 나선 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에 시공된 P사의 레일 체결장치 패드가 감사원이 제시한 품질기준(5년 동안 변화율 25% 이내)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해당 제품을 배제하도록 했다”며 “특정 업체에 사업을 몰아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당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특정 업체 제품을 배제하라고 명시한 적은 없다”며 “당시 감사에 독일 V사 부품과 관련한 특허를 갖고 있는 국내 전문가가 참여해 독일 업체에 유리한 결과를 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이를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분당선에 쓰인 부품이 호남고속철에 납품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김관영 의원은 “성능 테스트를 거쳤다고 하지만 호남고속철도에 실제로 납품되는 제품은 성능 테스트 때 사용된 독일제 부품이 아닌 독일 업체의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안전을 위해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분당선 부품 파손 원인 조사 난항=신분당선에서 발생한 다량의 레일 클립 파손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파견한 안전점검단의 조사가 사흘째 이어졌다.



(중앙일보 4월 15일자 1, 8면>



 점검단 관계자는 “일부 구간에서 침목의 수평이 2㎜ 정도 차이가 나는 미세한 단차(段差) 현상이 발견됐지만 이는 설계 오차범위인 3㎜ 내에 있는 것이라 부품 파손의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파손된 부품의 재료 검사, 피로파괴 검사 등을 포함한 정밀조사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관영 의원은 “파손된 400여 개의 부품을 납품 업체가 새 부품으로 교체한 후 전량 수거해 갔다”며 “ 중요한 증거물이므로 점검단이 전량 회수해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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