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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체코항공 지분인수 … 동유럽행 '날갯짓'

중앙일보 2013.04.12 00:47 경제 6면 지면보기
체코 프라하의 국무총리실에서 10일 대한항공의 체코항공 지분 인수 협약식이 열린 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왼쪽 둘째), 페트르 네차스 체코 총리(왼쪽 셋째) 등이 축배를 들고 있다. [프라하=이상언 특파원]


대한항공이 에어버스 중형 여객기 15대를 보유한 체코항공의 2대주주가 되면서 동유럽에 거점을 마련했다. 그것도 불과 39억원을 들여서다.

39억원 투자해 2대주주로
인천~프라하 직항 공동운항
중·동부 유럽행 훨씬 편해져



 대한항공은 10일(현지시간) 조양호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체코 프라하의 국무총리 집무실에서 체코항공의 지분 44%(46만725주)를 264만 유로(3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체코항공의 2대주주가 됐다. 체코항공의 1대주주는 51.7%의 지분을 보유한 체코 정부의 투자 회사 체코 아에로홀딩이다. 한국 항공사가 외국 항공사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코항공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동 항공사가 있었지만 동아시아 지역의 시장성을 보고 대한항공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90년 역사의 국영 항공사인 체코항공은 1957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제트 여객기를 띄운 동유럽의 대표 항공사다. 에어버스의 중형 항공기인 A319와 A320을 총 15대 보유하고 있고, 소형 항공기인 ATR42와 ATR72도 8대 보유하고 있다. 직원은 1086명이며 지난해 284만 명의 승객을 실어 날랐다. 60년대까지 유럽의 5대 항공사에 속했지만 공산주의 정부 시절의 침체기에 이어 최근 들어 유럽 항공사 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수년째 적자를 내다가 지난해에 420억원의 영입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지분 인수로 대한항공은 체코항공의 기존 노선을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게 돼 유럽 노선이 한층 활성화될 전망이다. 두 항공사는 곧 인천~프라하 직항 노선을 공동 운항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대한항공이 주 4회, 체코항공이 주 3회 각각 별도로 운항해 왔다. 공동 운항이 이뤄지면 대한항공의 항공권으로 체코항공 이용이 가능해 두 항공사 승객들이 요일에 구애받지 않고 출국과 귀국을 할 수 있게 된다.



 중·동부 유럽행도 한결 편해지게 됐다. 프라하 경유편을 통해 중·동부 유럽을 중심으로 23개국 40개 도시에 취항 중인 체코항공의 노선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체코항공은 대한항공 승객들이 프라하에 도착한 뒤 자사 항공편으로 곧바로 환승해 인근 도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운항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프라하 공항에는 한국어 안내표지판이 설치될 예정이며 대한항공 승객의 환승 거리가 짧아지도록 항공기 도착 지점도 조정된다. 지난해 프라하를 찾은 한국인이 3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될 정도로 인천~프라하 노선은 대한항공의 핵심 노선이다. 조 회장은 계약 체결식 후 “두 회사의 훌륭한 경영진과 두 나라의 풍부한 문화가 어우러져 실적이 향상되고 양국 간 교류가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항공도 대한항공의 아시아 노선 연결 서비스를 받게 돼 중국이나 일본으로 가는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에 유리해졌다. 계약식에 참석한 페트르 네차스 체코 총리는 “체코항공의 아시아 진출을 돕기 위해 대한항공을 파트너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프라하=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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