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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베테랑 기자 "외신 과잉보도는 맞지만 … "

중앙일보 2013.04.11 01:05 종합 14면 지면보기
미국 CNN방송 앵커 톰 포어맨(왼쪽)과 퇴역 장성이자 군사 전문가인 제임스 마크스가 10일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있다. [CNN 홈페이지]


한반도와 일본 열도는 10일 초긴장 상태에 빠져 있었다. 북한이 최근 사정거리 2500~4000㎞의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동해 쪽으로 이동했으며 이날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란 예측들이 기정사실처럼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미사일은 발사되지 않았지만 외신 보도는 과열돼 있었다.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의 언론은 북한의 위협을 “이전과 다른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는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 직전 상황으로 묘사했다. 차분한 내국인들의 대응과는 온도 차가 컸다.

북 도발 위협에 흥분한 외국 언론
CNN·NHK 등 분쟁전문기자 파견
“일촉즉발” “예측불허” 위기 부풀려



 미국 ABC 방송국은 9일(현지시각)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톱 뉴스로 전했다. 한국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평양에서 4차 핵실험의 징후가 포착됐다”고도 전했다. 해외특파원 밥 우드러프 기자가 서울 현지에서 제작한 뉴스였다. 그는 2005년부터 네 차례 북한을 방문 취재하고 이라크전 종군기자로 활약한 베테랑이다. 10일 서울 광화문 ABC 방송국 한국지국에서 만난 그에게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시각’을 물었다.



 - 우리 국민은 비교적 차분한데 외신들은 과잉 반응하는 것 같다.



 “상상해보라. 미국 바로 북쪽에 있는 캐나다가 북한처럼 도발한다면 미국인들은 난리가 났을 거다. 한국 사람들은 60여 년간 이렇게 살았기 때문에 익숙해져서 덤덤한 건데, 이 자체를 미국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미국 언론이 과잉보도(overdoing)하는 것은 사실이나 도무지 이 상태에서 (한국이) 이렇게 고요한 것을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북한의 위협이 ‘한반도 위기(Korea Crisis)’ 수준인 건 맞나.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외신으로서 (취재하기) 힘들다. 아직 위기라고 얘기하긴 이르다. 미사일이 바다·육지 등 어디에 떨어지느냐에 따라 다르다. 시험 발사라면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그게 아니면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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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이 실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북한은 좌절해 있고(frustrated), 절박한(desperate) 상황이다. 어리고 경험 없는 김정은이 예측불허라는 게 문제다. 실제 전쟁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CNN의 간판 앵커 짐 클랜시는 지난달 말 국내에 입국해 취재 중이다. 본지 인터뷰에 응한 그는 “한국은 그냥 차분(calm)하다기보다 이성적인(reasonable)인 상태”라면서 “지금 상황은 한반도의 위기(Korea crisis)라기보다 확신의 위기(crisis of confidence)”라고 진단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이 다음에 어디로 향할지 전혀 모르는 데서 오는 위기”라고 했다.



 NBC방송이 지난 1일 한국에 파견한 리처드 엥겔은 중동 분쟁지역을 두루 취재한 종군기자다. 전쟁이 있는 곳에 그가 있다고 해서 ‘전쟁 개시자’로 불린다. CBS와 일본 NHK, TBS방송도 베테랑 기자를 급파했다. 일본 방송들은 개성(출입국사무소)과 서울 곳곳의 현장에서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카토 TBS 기자는 “지금 한반도의 상황은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당 경쟁으로 인해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윤석민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전쟁 전문가나 아시아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외신에서 베테랑 기자들이 왔지만 오보가 꽤 많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외신들에 보다 정확한 정보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호진·이지은·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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