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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풍 추상화로 파리를 홀린 화가…3년 전 생존화가 중 경매 총액 1위

중앙일보 2013.04.11 00:59 종합 31면 지면보기
자오우지
중국 출신의 프랑스 추상화가 자오우지(趙無極)가 스위스 자택에서 9일 오후(현지시간) 타계했다. 93세. 외신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온 자오우지는 3월 말 이후 두 차례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수묵화를 기초로 한 추상화로 이름을 날렸다. 서양미술의 화려한 색채감과 동양적인 서정성을 조합한 화풍으로, 중국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파리 추상화단의 인정을 받아 ‘에콜 드 파리’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 생존작가 가운데 경매 거래 총액 세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표작은 ‘앙드레 말로를 기리며’(1976년 작·일본 하코네 조각의 숲 미술관)다.


중국 출신 자오우지 별세

 21년 베이징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자오우지는 항저우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한 뒤 48년 프랑스로 이주했다. 프랑스의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르에서 그림공부를 했는데, 프랑스로 건너간 지 1년 만에 갤러리 크루즈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의 베르나르 드리바르는 프로그램 소개문에 “작품의 본질인 중국적인 요소와 외향적으로 보이는 근대적인 프랑스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당시 프랑스에서 활발했던 앙포르멜(비정형 미술) 운동에 참가했는데, 피카소와 밀로 등의 영향을 받아 순수추상화를 그리게 됐다.



 62년 앙드레 말로 프랑스 문화장관의 추천으로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지만 “내 그림은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는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파리가 내 몸과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중국의) 기원을 끌어내줬다”며 중국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94년 일본미술협회가 수여하는 다카마쓰노미야(高松宮) 세계문화상을 받았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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