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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 장례식장 테러 경계령

중앙일보 2013.04.11 00:57 종합 20면 지면보기
17일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치러질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을 앞두고 영국 경찰이 비상이다.


경찰, 아일랜드·좌익 과격파 주시
일부서 축하파티 … 블레어 “악취미”

아일랜드 분리주의 집단의 테러, 극좌 단체와 각종 이권단체의 돌발 시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족과 경찰, 왕실·국방부·내무부·외무부 관계자들은 코드명 ‘트루 블루’로 명명한 대처 전 총리 장례식 계획 수립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경찰은 장례식에 참석하는 주요 인사와 애도 인파, 시위대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날 행사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필립 공과 함께 참석한다. 대처 전 총리는 여왕의 여덟 번째 총리로 그의 통치기간 중 가장 긴 기간 재임한 총리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등을 비롯해 세계 각국 주요 인사 25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참석자 명단엔 낸시 레이건 여사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경찰국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전 세계가 주목하는 행사인 만큼 주장을 피력하려는 단체들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장례식 참석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국민당 대표 등을 겨냥한 시위나 소요사태 가능성도 크다.



가디언은 “장례식을 조율하는 사람들에겐 누구에게 초청장을 보낼지가 골치 아픈 외교적 판단을 필요로 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찰은 충돌을 막기 위해 2011년 월리엄 왕자의 결혼식 때처럼 사전체포 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시 영국 경찰은 소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민간인 수십 명을 체포해 기본권 침해 논란을 빚었다. 현재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시위대 모집 글을 지켜보고 있는 수준이다. 장례식 당일 영국 전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무대인 북부 탄광 도시 더럼의 이싱턴 콜리어리에선 1400명의 실직을 초래한 광산 폐쇄 20주년 행사를 열 예정이다. 아일랜드 분리주의 세력의 테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경찰의 고민이다.



 대처 전 총리의 사망 당일인 8일 직후부터 영국 일부 지역에선 다양한 ‘축하 파티’가 열리고 있다. 브리스톨에선 거리 파티가 열리던 중 1명이 폭력으로 연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 6명이 부상당했다. 80년대 초 반 대처 시위의 중심지였던 런던 남쪽 브릭스턴에서도 150여 명이 모여 축하 행사를 열었다.



 정치권은 진영을 초월해 추모 기간 중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출신의 마틴 맥기네스 북아일랜드 부장관은 “대처 총리의 죽음이 우리 마음에 독을 품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이런 행동을 “악취미”라고 부르며 비난했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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