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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양안 센카쿠 공조 재뿌리기

중앙일보 2013.04.11 00:54 종합 23면 지면보기
일본과 대만은 10일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공동관리 수역에서 양측 어선이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어업협정을 체결했다.


대만 요구 수용해 어업협정 타결
허찔린 중국 “우리 어장” 불쾌감

 이번 합의에 따라 대만 어선은 일본이 영해로 주장하는 센카쿠 섬 주변 12해리 이내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그 바깥쪽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선 일본의 허가 없이도 조업이 가능해진다. ‘공동관리 해역’에는 대만이 가장 눈독을 들여온 오키나와(沖繩)현 야에야마(八重山)제도(18개 섬)의 북방지역 일부도 포함됐다. 양측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제17차 어업회담을 열고 향후 조업 어선 수 등을 조정하기 위한 공동관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데도 합의했다.



 1996년 협상 개시 이후 17년 동안 첨예하게 대립하던 양측의 어업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것은 일본의 전격적인 양보에 따른 것이다. 센카쿠 문제를 두고 중국·대만과 동시에 맞서고 있는 일본으로선 대만에 ‘EEZ 조업’이란 당근을 제시해서라도 중·대만 공동전선을 무너뜨릴 필요가 있었다. 대만도 센카쿠의 영유권 문제는 일단 뒤로 미루고 참다랑어 어획기간에 접어드는 이달 중에 합의를 이뤄 실리를 취하는 게 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체결된 협정에는 양측 모두 영유권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일본과 대만은 센카쿠 해역에서 각자 주장하는 EEZ가 겹치는 바람에 어업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대만은 지난해 8월 일 정부가 센카쿠를 국유화하자 같은 달 25일 경비선과 어선을 센카쿠 해역에 보내 해상 시위를 벌였다. 올 1월에는 대만의 시민단체 활동가 등 7명이 센카쿠 상륙을 시도하다 물대포를 쏘는 일본 순시선과 충돌하기도 했다.



 허를 찔린 중국은 이날 즉각 불쾌감을 표하면서 반발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판리칭(范麗靑) 대변인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댜오위다오는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영토주권을 지킨다는 기초 위에 (센카쿠 주변) 전통적 어장에서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어민의 어업권익을 유지하는 것은 양안 쌍방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개입’을 규탄하고 대만의 ‘변절’을 비난한 것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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