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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기업 드러그스토어 ‘홍대앞 대전’

중앙일보 2013.04.11 00:45 경제 6면 지면보기
대기업들이 ‘홍대 드러그스토어 대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 1·2위인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가 각각 3개의 매장을 운영하던 서울 홍익대 인근 상권에 신규 드러그스토어가 속속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신세계 분스를 시작으로 올 2월 농심 판도라, 지난달 삼양 어바웃미가 매장을 열었다. 10일 롯데는 “화장품 중심의 드러그스토어 ‘롭스’ 1호점을 다음 달 중·하순 홍대에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CJ·GS·신세계·농심·삼양 이어 롯데도 다음달에 1호점 열어
아직은 대부분 적자, 과열 우려





 대학가 클럽 문화가 발달한 홍대 상권은 젊은 여성 고객이 많아 화장품·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에 적합하다.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세를 보이며 2009년 1500억원에서 지난해 5000억원으로 커졌다. 드러그스토어(Drugstore)는 미국 월그린, 영국 부츠 등 외국에선 일반의약품을 비롯해 식품·생활용품 등을 파는 잡화점이지만 국내에서는 화장품을 주로 파는 형태로 발달했다.



 대형마트나 기업형수퍼마켓(SSM)처럼 의무휴일제나 출점 규제 등을 받지 않아 대기업에 매력적인 사업 분야다. 2011년부터 의약품 판매 규제가 완화되면서 사업 영역도 넓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 수가 150개 이상은 돼야 경쟁력이 있고 초특급 상권에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임대료 등 초기비용 부담이 심해 실질적으로 대기업 외에는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역에 ‘디셈버24’ 1호점을 내며 야심 차게 뛰어들었던 카페베네는 올 1월 5개월 만에 사업을 접기도 했다.



 신규 매장이 늘어나자 기존 드러그스토어들은 대대적인 세일 행사 등을 내세우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신규 업체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표방한다. 신세계 분스는 일부 점포에서 병원 처방 의약품도 판매하고 피부·헤어 측정, 미용실·마사지숍 등 부대시설 운영을 하고 있다. 농심 판도라는 전 지점에 전문 약사를 두고 의약품 비중을 높였다. 신규 진입할 롯데 관계자는 “드러그스토어의 고급화 경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드러그스토어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99년 진출한 올리브영을 빼고는 대부분의 업체가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익분기점을 넘길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불황과 엔저로 인한 일본 고객 감소도 부정적 요소다.



 최근 급성장한 드러그스토어가 규제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팽배하다. 드러그스토어는 가공식품·생활용품도 판매하기 때문에 동네 화장품가게, 약국은 물론 골목 수퍼까지 위협한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올리브영은 “올해 국내 출점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상반기에 상하이 1호점을 내는 등 중국 진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올 상반기 분스 오픈 계획은 없다”며 “출점을 계속하기보다는 일부 이마트 점포 내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점포가 수백 개 수준이라 시장 성장 가능성은 크다”며 “불황과 대기업 규제 분위기 때문에 당분간 눈치를 보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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