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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따라 “강한 일본” 복창 도쿄 정가 묻지마 우향우

중앙일보 2013.03.29 00:48 종합 18면 지면보기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치권에 ‘강한 일본’이란 자극적 구호가 쏟아지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30일 첫 당대회를 여는 일본유신회는 ‘보수정당’ ‘헌법 개정’이란 표현이 명기된 당 강령을 채택할 예정이다.


유신회 “강령에 헌법 개정 명기”
참의원 선거 앞 중도 설 땅 잃어

 일본유신회는 지난해 말 총선에서 자민당(294석), 민주당(57석)에 이어 54석을 획득한 제3당이다. 우익 본능만큼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뒤지지 않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과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 두 사람이 이끈다. 이들은 강령에서 자신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일본의 모습을 ‘현명하고 강한 일본’으로 규정키로 했다. 더욱 주목되는 건 일본유신회가 급속히 자민당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유신회의 ‘강한 일본’이란 캐치프레이즈는 사실 아베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다. 아베는 총선 때부터 “강한 일본을 되찾겠다”는 구호를 내걸어 정권을 획득했다. 그렇지 않아도 ‘참의원 선거 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손잡고 헌법을 고칠 것’이란 관측이 파다한 마당이라 ‘강한 일본’이란 공통 구호가 더욱 예사롭지 않다.



 사회 전체의 우경화 속에서 일본 정치는 이미 보수정당 아니면 명함을 내밀기도 힘든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그 결과 가장 어정쩡한 자세의 정당이 제1 야당 민주당이다. 야당으로 전락한 뒤 2월 말 당대회에서 채택한 강령은 우유부단하고 밋밋하기 짝이 없다. 자민당과 다른 이미지 구축을 위해 ‘중도 리버럴 정당’이란 표현을 넣으려 시도했지만 “중도를 내걸었다간 외면당한다”는 보수론자들의 반대로 좌절됐다. 또 개헌론과 반대론이 맞서면서 강령엔 “국민과 함께 미래지향적 헌법을 구상한다”는 애매한 표현이 채택됐다.



 이렇게 보수여당과 보수야당만 활개치는 일본에서 연립여당 공명당이 그나마 아베의 독주를 견제할 유일한 정당으로 꼽힌다. 하지만 의석이 31석에 불과해 공룡 자민당의 횡포를 어디까지 막아낼 수 있을지엔 항상 의문부호가 붙는다.



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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