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패척결, 중국보다 한발 앞서 자부심

중앙일보 2013.03.29 00:32 종합 26면 지면보기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에 이르게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의 ‘검사 함승희(62·사진)’가 28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반(反)부패 특강을 했다. 런민(人民)대학 교수와 석·박사생 200명을 앞에 두고서다. 주제는 ‘부패와의 전쟁-한국에서의 성공과 실패’. 검사 생활 13년을 마친 뒤 국회의원·변호사로 활동했지만 그는 새마을본부 비리, 가출소녀 인신매매단, 동화은행장 비자금 사건 수사 검사로 더 알려져 있다. 현재 법무법인 대륙의 대표번호사이자 정책연구 모임인 ‘포럼오래’ 회장이다.


함승희 ‘포럼오래’회장
‘부패와 전쟁’베이징 특강

 “부패척결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한걸음 앞서 있다는 점, 그 과정에 제가 작게나마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함 회장은 특강이 끝난 뒤 기자와의 통화에서 “부패척결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 놀랐다”고 했다. 1시간30분 강의에 이어 질의 응답이 1시간 넘게 이어졌다고 한다. 31일 선전(심천)대에서도 특강한다. 런민일보·CCTV 등 관영매체와 인터뷰도 예정돼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개혁 과제로 부패척결을 제시한 이후 중국의 반부패 운동 기류는 강하다.



 - 중국인들이 관심 두는 분야는.



 “대기업을 규제하면 경제성장에 지장이 있는 것 아니냐, 중국은 법 위에 당이 있는데 한국은 법이 어디까지 영향력을 미치나 등의 질문이 나왔다. 부정부패를 수사하면 신변 위협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도 있었다. 사실 80년대까지는 한국도 중국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이론이 아니라 실제 이야기라는 점에서 중국인들이 큰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 한국도 부패에서 자유롭진 않은데.



 “물론이다. 한계가 존재한다. 죽은 권력에는 가차 없는 검찰이지만 살아있는 권력에는 약하다. 또 재벌권력이 정치권력이나 사법권력을 압도하는 추세다. 사법권력 스스로의 부패도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두 전직 대통령 구속 수감은 성역을 깼다는 상징성이 있다. 부패척결에서 큰 진전을 이룬 건 분명하다.”



 - 최근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항도 사회지도층의 부패 때문이 아닌가.



 “인사 검증팀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하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그건 변명이다. 바른말이란 원래 하기 힘든 거다. 내가 아는 박근혜 대통령은 충심에서 우러나는 직언과 본인이 빛나려고 사심에서 하는 말을 구분하는 동물적 감각이 있다.”



 -‘포럼오래’에 박근혜 대통령이 회원으로 참여한 적도 있는데.



 “순수 정책연구 모임이다. 정치인과 각료는 회원 자격이 없어진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도 제명됐다. 얼마전 임명된 윤종록 미래창조부 차관도 제명될 거다. 물론 그 직을 그만두면 자격이 회복된다. 서울에만 300여 명의 회원이 있는데 절반은 교수다.”



박혜민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