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론] ‘김연아식 감동’ 외교서도 가능

중앙일보 2013.03.29 00:24 종합 29면 지면보기
윤병세
외교부 장관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김연아 선수가 선보인 환상적인 점프 기술이다. 심판들은 김 선수의 동작 하나 하나를 관찰·평가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국민은 기술적 평가를 넘어 ‘인간이 빙판 위에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동작’이라는 가슴 벅찬 감동에 박수를 보냈다. 외교 역시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부 서비스의 일환이다. 좋은 외교정책은 이러한 목표를 추구하는 정부의 노력을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외교부는 국민과 함께하는 신뢰외교로 국민 행복, 한반도 행복, 지구촌 행복 구현에 앞장서 나갈 것이다.



 현재 우리 외교는 한반도와 세계 도처에서 동시다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경제적 상호의존이 날로 강화되고 있음에도 정치안보적 갈등이 고조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세계적 차원에서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기후변화, 에너지와 식량 문제, 세계 금융 위기 등 위협 요인들이 우리를 계속 불안하게 하고 있다.



 외교부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발전,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신뢰받는 대한민국, 국민 행복 증진과 매력 한국 실현을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우선 60주년을 맞는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강력한 대북억지력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과 추가 도발을 차단해 가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와 궁극적인 통일 기반 조성을 위해 다각적 노력도 전개할 것이다. 비핵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상호 추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5월 방미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2기 행정부와의 두터운 신뢰를 토대로 21세기형 전략적 동맹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중국 시진핑 정부와는 과거 20여 년간의 비약적 발전에 기초해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새로운 비전을 정립할 것이다. 일본과는 안정적 협력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일 관계를 때때로 불편하게 하는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에 입각해 대처하되 호혜적인 경제협력 등은 계속 강화할 것이다. 극동 시베리아 개발 및 아태 협력을 중시하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와는 공동의 이익을 확대해 나가는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제시했다. 핵심 이해당사국 간에 쉽게 합의 가능한 분야부터 협력의 경험을 축적해 가고 평화협력을 위한 고위급 메커니즘으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할과 기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안보리 이사국 활동, 평화유지활동(PKO) 참여 등을 통해 세계 평화와 인권 증진에 이바지해 나갈 것이다. 개발도상국에 ‘하면 된다(can-do spirit)’는 희망을 주는 지속 가능한 공적개발원조(ODA)를 추진할 것이다. 또한 국민의 해외여행 안전과 재외국민보호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다. 청년들의 해외 취업 기회도 확대할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안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국민이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불확실한 미래에 우리의 국운을 맡기지 않고 국민과 함께 새로운 외교질서를 만드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윤 병 세 외교부 장관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