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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자유경쟁해야 발전 자꾸 도와주면 의존심만 생겨”

중앙일보 2013.03.29 00:22 경제 3면 지면보기
윤윤수 휠라 회장(왼쪽)과 톰 딜런 세계양궁연맹 사무총장은 브라질 올림픽까지 휠라가 양궁연맹을 후원하는 협약을 28일 맺었다. [뉴시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다가 인수한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윤윤수(68) 휠라 회장이 “기업의 의존심을 키우는 요즘 한국 분위기는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의 지적엔 최근의 중소기업 보호정책이 과잉으로 치달아 되레 의존성만 키울 것이란 우려가 깔려 있다.


윤윤수 휠라 회장, 중소기업 과잉 보호 논란에 쓴소리

윤 회장은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궁’ 김수녕 전 양궁 국가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양궁연맹(WA)과 후원협약식을 연 후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휠라코리아도 자금 지원 등 정부의 도움 없이 대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컸다”며 “기업은 자유경쟁을 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1991년 이탈리아 브랜드 휠라의 한국 판매를 시작, 2007년 휠라의 글로벌 지주회사를 인수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세계 7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휠라의 매출은 약 1조2000억원이다. 또 2011년에는 세계 1위 골프공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등을 보유한 아쿠쉬네트컴퍼니도 인수했다.



 -최근 대기업 진출 제한 등 중소기업 보호에 정책이 집중되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독립적으로 성장했다. 정부의 도움 없이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우리로서는 최근의 논란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 기업은 스스로 커야 한다. 기업이 잘못되는 것이 남의 탓인가. 누가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자꾸 도와주면 의존심만 생기지 않겠나. 무엇보다도 누가 한쪽만 자꾸 도와주면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 누가 누구를 돕지 않기 때문에 못 산다는 최근 한국 분위기는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휠라코리아도 대기업과 경쟁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었나.



 “우리는 대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하려고 했다. 대기업이 우리 비즈니스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기업은 자유경쟁하는 쪽이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에 초점을 두다 보니 휠라 같은 중견기업 육성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본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기업 스스로가 독자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우리도 누구의 자금도 도움도 받지 않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휠라 등 스포츠 브랜드도 불황을 겪고 있다. 광고 효과가 있는 스타플레이어도 아니고 국제연맹과 후원협약을 맺을 여력이 있나.



 “휠라는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 ‘체조요정’ 손연재 선수도 후원하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한국 국가대표팀, 리듬체조협회, 대한빙상경기연맹 등 국내 단체도 지원했다. 물론 세계양궁연맹을 2016년 브라질 올림픽까지 후원하는 데는 적지 않은 돈이 든다. 그러나 휠라는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국제연맹을 후원한다는 건가.



 “그렇다. 글로벌 기업은 장사만 할 게 아니라 그에 걸맞은 행보를 해야 한다. 또 우리는 특정 국가를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국제연맹을 후원하는 편이 오히려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양궁은 세계 곳곳에 우리 지도자가 나가 있는 ‘원조 한류’ 아닌가. 가수 싸이만 한류가 아니다. 한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서 최선의 선택이다.”



 윤 회장은 “휠라코리아가 본사를 인수한 뒤에도 2011년 휠라 100주년을 기념해 휠라 삼형제가 브랜드를 탄생시킨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비엘라시에 휠라 박물관을 세우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2일 섬유산업중심지인 비엘라시와 서울 중구청, 남대문·동대문시장의 협약을 휠라코리아가 중계했다”며 “휠라식 글로벌 한류를 계속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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