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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엔진으로 연비 날개 단 도로 위의 맹수

중앙선데이 2013.03.24 01:57 315호 25면 지면보기
남해대교 위를 질주하는 재규어. 왼쪽은 XJ 2.0, 오른쪽은 XF 3. 0 모델이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고급 세단 재규어가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2013년형 모델을 선보였다. 엔트리급 XF와 대표 모델인 XJ에 2.0L 터보엔진과 3.0L 수퍼차저 엔진을 탑재한 것. 새로운 심장을 얹은 재규어를 남해의 해안도로와 산길, 고속도로에서 달려 봤다.

신형 재규어 타보니

처음 만난 재규어는 XF 2.0 P모델. 날렵한 외관과 조금 화가 난 듯 위로 치켜뜬 헤드램프는 도로 위를 질주하는 맹수 재규어를 연상시킨다. 무엇보다 2.0L의 작은 배기량에도 잘 달릴 수 있는지 궁금했다. 남해군 사촌해변에서 상주 은모래 해변까지 40㎞를 주행했다. 경운기가 한가로이 도로를 가로지르고 멀리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는 매우 구불구불하다. 운전하기 까다로운 길이지만 그 긴장감이 주행 성능을 살피는 데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

XF 2.0은 무척 잘 달렸다. 핸들링은 경쾌했다. 주행 성능도 우수했다. 언덕길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았다. 다만 처음 출발할 때 가속 페달이 무거웠다. 가속 페달을 힘있게 꾹 밟지 않으면 속도가 쉽게 붙지 않았다. 초기 반응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일단 가속이 붙으면 응답은 빨랐다. 액셀러레이트를 밟으면 부웅 하는 엔진음이 실내를 채웠다. 순발력도 좋았다. 동력 성능은 최대출력 240마력(5500rpm), 최대 토크 34.7㎏ㆍm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9초가 걸린다. 구불구불한 산길에서의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실내는 정숙했다. 변속 기어는 다이얼 형태로 손으로 돌려 조작한다. 독일 ZF사의 8단 자동변속기다.

이 차의 크기는 기존 모델과 같다. 길이 4961㎜, 너비 1877㎜, 높이 1460㎜, 휠베이스(앞뒤 바퀴 간 거리) 2909㎜다.

재규어 XF 3.0 내부.
신형 2.0L 터보차저 엔진이 장착됐다. 크기는 줄이고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무게까지 줄였다. 당연히 효율성이 좋아진다.

터보차저 엔진은 쓸모없어 버려지던 배기가스를 에너지로 재생하는 시스템이 특징이다. 2.0L의 배기량에도 높은 출력비와 파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부에는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는 특수코팅 피스톤 링을 장착했다. 여기에 효율성이 좋은 직분사 방식을 택해 연료도 정밀하게 내뿜는다. 엔진의 진동을 줄여주는 두 개의 밸런스 샤프트, 잡소리를 흡수하는 차음재를 대거 사용해 정숙성을 향상시켰다. 도심에서의 연비는 L당 8.1㎞, 고속도로는 11.9㎞다. 가격은 6590만원이다. 재규어의 가솔린 차량으로는 가장 저렴하다. XF 모델은 이 외에 ▶2.2D 6540만원 ▶3.0D 럭셔리 7620만원 ▶3.0SC 럭셔리 7620만원 ▶3.0SC AWD 프리미엄 8690만원 ▶XFR 1억4670만원으로 출력과 편의장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두 번째 만난 재규어 XJ 3.0 L 수퍼차저는 길이가 5m 넘는 대형 세단이다. 탑승차량은 ‘프리미엄 럭셔리 롱베이스휠(LBW)’ 모델로 차 전체 길이는 5252㎜다. 너비는 1899㎜, 높이는 1456㎜, 축거는 3157㎜다.

첫 느낌이 무척 고급스러웠다. 외관에서 귀족의 풍미가 확 다가온다. ‘나는 재규어의 기함(플래그십)이오’라고 뽐내는 듯했다. 세계 자동차 디자인을 이끌어가는 이언 칼럼 디자인 총괄의 손길이 닿은 외관이다. 길게 늘어뜨린 물방울 모양의 사이드 윈도는 스포츠 쿠페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질감과 색감의 통일을 위해 센터 페시아와 대시보드에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 나오는 목재를 사용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도어에서 차의 대시보드 상단까지 최고급 무늬목과 천연가죽으로 처리했다. 고급 요트의 실내 인테리어를 본떠 내부를 꾸몄다.

브레이크를 꾹 밟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재규어 드라이브 셀렉터(drive selector)'로 불리는 회전식 원형 기어박스가 서서히 올라온다. 액정을 이용한 디지털 가상 계기판도 작동을 시작했다.

재규어는 기존의 아날로그식 계기판을 대체한 12.3인치의 고해상도 디지털 계기판을 사용한다. 아날로그 형태에 비해 다소 차가와 보이는 느낌이다. ‘듀얼 뷰 모니터’는 보조석 승객이 DVD로 영화를 보는 동안 운전자가 차량 기능 및 내비게이션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오디오는 고급 브랜드인 메리디언 프리미엄 서라운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2개의 서브 우퍼와 도어 우퍼를 포함한 총 20개의 스피커가 달려 있다. 자동차 안에서 음악 콘서트 수준의 음질을 즐길 수 있다. 뒷좌석에는 등받이 각도 조절, 마사지 기능이 적용됐다.

럭셔리 요트의 실내를 본뜬 인테리어
출발이 다소 답답했던 XF 2.0에 비해 액셀러레이터를 가볍게 밟아도 쭉 미끄러져 나간다. 차량 전체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동급 경쟁 차종에 비해 무게가 150㎏ 정도 덜 나가는 게 날렵한 움직임의 이유다. 이 차에 장착된 3.0L V6 수퍼차저 엔진은 최고 340마력(6500rpm), 최대토크 45.9㎏ㆍm(3500~5000rpm)의 성능을 낸다. 이런 파워를 기반으로 5.9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차는 힘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잘 달렸다. 서스펜션이 비교적 부드러워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와 산길에서 코너를 돌 때는 차체에 다소 쏠림 현상도 느껴진다.

이 차에는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한 ‘인텔리전트 스톱ㆍ스타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정지 신호를 받아 멈추면 엔진이 자동으로 정지하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다시 엔진이 작동된다. 반응 시간은 0.3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연료 효율성은 7%가량 높였다는 것이 재규어 측의 설명이다. 운전자는 엔진이 실제 멈췄다가 다시 작동하는 것을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게 작동했다. 핸들링 성능도 우수하다. 해안도로와 산길을 지나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 페달을 세게 밟자, ‘부웅’ 하는 엔진음이 실내로 파고 들어왔다. 8단 자동변속기가 부드럽게 속도를 높인다. 연료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해 연소실 중앙으로 바로 분사하는 ‘스프레이 가이드 직분사’ 시스템을 달아 연비를 최적화했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도심 연비는 7.0㎞, 고속도로는 11.2㎞다. 가격은 1억4690만원. XJ는 이외에 ▶2.0P 럭셔리 SWB 1억990만원 ▶3.0D프리미엄 럭셔리 SWB 1억2900만원 ▶3.0SC AWD포트폴리오 LWB 1억7490만원 등 다양하다.

데이비드 매킨타이어 재규어코리아 사장은 재규어의 장점으로 혁신ㆍ매혹ㆍ성능을 꼽는다. 지난해에만 3113대를 팔아 전년 대비 20%가량 늘었다. 올해는 작은 엔진으로 가격을 낮춘 6500만원대 XF 2.0 럭셔리 모델을 비롯해 신형 엔진을 장착한 재규어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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