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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민 기자의 ‘남자의 그 물건’] 공기로 튀김을 … 혹시 뻥튀기 광고?

중앙일보 2013.03.22 04:10 Week& 10면 지면보기
강승민 기자
어느 집에나 애물단지 취급 받는 주방 가전기기 하나쯤 있다. 찬장 구석,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있는 전기 프라이팬, 튀김기, 주서기, 전기찜기, 요구르트 제조기, 제빵기 등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처음 살 땐, 그 기구가 그런 운명에 처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나의 제빵기 구입 과정은 이랬다. 뚝딱 뚝딱 간편하게 각종 빵을 만들어 내는 제빵기 시연 광고를 보곤 바로 결심이 섰다. ‘집에서 빵을 직접 구워 먹으면 더 건강한 빵을 만들 수도 있고, 사먹는 비용도 아낄 수 있겠네. 필요할 때마다 빵집에 가는 수고도 덜 수 있고. 또 알아? 제빵에 소질 있는 걸 뒤늦게 깨달아 노후 준비에라도 연결될지? 그럼 제빵기 값 십몇만원쯤은 금방 회수할 수 있어.’ 그랬던 제빵기는 한두 번 해보곤 주방 깊숙한 곳에 처박혔다. 그러곤 잊혀졌다. 매일매일 빵만 먹는 것도 아니고, 빵집을 차린 것도 아니니, 별식으로 식빵을 만들어 먹곤 이내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광고를 보며 ‘살까 말까’ 망설일 때 스스로에게 속삭였던 나름 논리적인 자문자답. ‘이미 그 전에 샀던 튀김기, 요구르트 제조기도 모두 어딘가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데…. 어떡하지? 아냐, 이번엔 다를 거야. ‘이것만 있으면 내 생활이 좀 더 편해지고 내 건강은 좋아질 거야.’



그동안 충동구매든, 새로운 기계에 대한 호기심이든 고민 끝에 구입한 주방 기구들은 뭔가 번잡스러울 것 같은 조리 과정을 간단하게 해 주는 게 대부분이었다. 또는 자주 쓰진 않더라도 보통 기구로는 해내기 어려운 특정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튀김기나 찜기가 앞선 예에, 요구르트·청국장 제조기 같은 건 후자에 속했다.



한동안 관심을 끊고 지냈던 주방 가전 중 최근 눈을 번쩍 뜨게 만든 게 있다. ‘에어 프라이어(air fryer)’다. 2011년 10월, 필립스가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대표 기능이 튀김이라 튀김기란 뜻의 ‘프라이어’란 이름이 붙었다. 특이한 건 에어다. 말 그대로 공기(air)가 튀김을 할 때 기름 대신 쓰인단다.



업체 쪽 주장으론 “기름을 붓고 조리한 음식보다 최대 82% 지방 함량이 적어진다”고 한다. ‘공기로 튀김을 한다고?’ 처음 조리 방식 얘길 들었을 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들어 넘겼다. 대동강 물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과 비슷한, ‘사기’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요즘 공기 튀김기 시장을 보면 ‘어떻게 공기로 튀김을 만드나’란 생각은 기술을 무시한, 무식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국내 출시 3년째. 엉터리였다면 진작 사라졌을 공기 튀김기는 버전을 달리해 가며 계속 나오고 있다. 게다가 공기 튀김기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서인지 요즘은 한경희생활과학, 셰프라인 등 국내 업체들도 이런 제품들을 내고 있다. 실제로 써 본 사람들은 ‘끓는 기름에 조리한 진짜 튀김 맛은 아니다. 그래도 지방이 적어진 걸 감안하면 충분히 즐길 만한 튀김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지방 적은 튀김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식은 피자·치킨도 새것처럼 만들어 주고, 팝콘이나 군고구마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새 주방기구 하나 더 들여놔야 하나. 이번엔 어떤 합리화가 필요할까. 오랜만에 고민이 시작됐다.



강승민 기자



다음 주 월요일(25일) 밤11시, JTBC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그 물건’에선 공기 튀김기 전격 비교 테스트가 행해진다. 김구라·이훈·이상민·장성규 네 명의 MC가 보통 주부들이 할 수 없는 각종 실험을 통해 시중에 나와 있는 각종 공기 튀김기의 진짜 성능, 진짜 맛을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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