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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다 향기 다르 듯 … 꽃 잘 피는 방향도 다르답니다

중앙일보 2013.03.22 04:10 Week& 8면 지면보기
베란다 꽃밭을 가꾸고 있는 이선영씨. “생명이란 게 참 대단하다”고 말한다. 그는 “먼지 같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가지치기 해서 버려놓은 가지에서도 새 생명이 나온다”면서 “함부로 다룰 수 없게 만드는 신비함이 있다”고 했다.
“베란다 정원은 잡초·병충해가 적고 태풍·폭우 같은 날씨 영향도 안 받아 바깥 정원보다 관리하기 쉬워요.”


아파트에 꾸미는 나만의 ‘시크릿 가든’

이선영(34·서울 오류동)씨는 스스로를 ‘가드너(정원사)’라고 했다. 그의 정원은 15㎡(4.5평) 정도 크기의 베란다다. 15층 남향 아파트의 볕 잘 드는 베란다에 꽃 향기가 가득했다. 6년 전 그는 꽃을 보기 위해 베란다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할머니 병구완을 하면서였다. “지난해 돌아가신 할머니가 꽃이 피는 걸 좋아하셨어요.



10년 넘게 거동을 못하셨던 할머니를 기쁘시게 해드리고 싶어 화초를 키웠는데, 제게 더 큰 감동과 위로를 주네요.” 화초를 가꾸는 과정과 감상을 적은 그의 블로그 (blog.naver.com/beeonhoo)엔 하루 2000여 명이 방문한다. 최근엔 책 『베란다 꽃밭』(로그인)도 펴냈다. 그를 만나 성공적인 베란다 정원사가 되는 법을 들어봤다.



글=이지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 로그인



남향이면 9월 이후 씨 뿌려야 튼실



베란다 방향에 따라 잘 자라는 식물이 따로 있다. 들어오는 햇빛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해가 드는 남향 베란다라고 모든 화초가 잘 자라는 건 아니다. 남향집은 겨울에는 온종일 깊숙이 해가 들어오지만 여름에는 태양의 고도가 높아 햇살이 베란다 안으로는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여름에 꽃이 피는 식물엔 취약한 향이다. 또 남향 베란다 정원에 4월 이후 씨를 심으면 햇살이 부족해 웃자라기 쉽다. 9월 이후에 씨를 심어야 튼실하게 자란다.



동향·남동향 베란다에는 오전 중에만 해가 들기 때문에 스파티피름·아이비 등 관엽식물이나 임파첸스·프리뮬러·베고니아·천리향 등 햇빛이 강렬하지 않은 환경을 좋아하는 화초가 잘 자란다. 파종을 한 새싹은 해의 움직임을 따라 오후에는 서쪽 부엌 등으로 옮겨가며 키우는 게 좋다. 또 서향·남서향 베란다는 오후에 온도가 많이 올라가므로 아부틸론·일일초·란타나 등 고온에 강한 식물이 잘 자란다.



온도 관리도 향에 따라 달라진다. 남향 베란다는 겨울에도 창문을 닫아놓으면 한낮 온도가 섭씨 30도까지 올라간다. 그러다 해가 지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온도차가 커서 화초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겨울에도 낮에 1∼2시간씩 창문을 열어 온도를 낮춰줘야 한다.







물 줄 땐 달력 대신 흙 상태를 봐야



화초의 생존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 관리다. 실내 온도·습도에 따라 물 주는 간격을 조절해야 하므로 ‘일주일에 한 번’ ‘열흘에 한 번’ 식의 원칙을 세우기보다 ‘겉흙이 말랐을 때’라는 신호를 따르는 게 좋다. 이때 ‘손가락 테스트’가 유용하다.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를 흙에 넣었다가 꺼냈을 때 흙이 묻어나지 않으면 물을 주라는 것이다. 물은 언제나 화분 배수 구멍으로 물이 흘러나오도록 흠뻑 줘야 한다. 갈증만 해결한다는 식으로 찔끔찔끔 주다 보면 뿌리가 썩을 수 있다. 물을 줄 때는 물이 흙 속으로 골고루 스며들도록 천천히 준다. 한꺼번에 물을 부어버리면 흙이 단단하게 다져져서 흙 속의 공기층이 줄어들어 뿌리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꽃 핀 화초에 물을 줄 때는 꽃잎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이 닿은 꽃은 금세 시든다. 바이올렛·시클라멘·글록시니아 등은 잎에도 물이 안 닿게 해야 한다. 이들 식물에는 아래에서 위로 물을 흡수시키는 ‘저면관수’ 방식이 좋다. 화분을 대야 물 속에 담가 화분 흙의 표면이 젖도록 하는 방법이다.



화초의 병충해를 막으려면 통풍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장마철에 습도가 높아지면 곰팡이병에 걸리기 쉽다. 가끔 선풍기를 틀어 인위적인 통풍이라도 시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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