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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문의 검은 돌 흰 돌] 한국, 초상배 우승 … 중국 독무대 막았다

중앙일보 2013.03.22 00:52 종합 26면 지면보기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초상부동산배 한?중 단체전에서 주장 대결을 펼치는 김지석 8단(오른쪽)과 판팅위 9단. 김지석은 한때 벼랑 끝까지 몰렸으나 기적적인 반격을 성공시키며 한국 우승을 이끌었다. 응씨배 우승과 함께 최연소 9단이 된 판팅위는 2전2패로 패장이 됐다. [사진 한국기원]


바둑이라는 연어는 끝내 자신이 태어난 중국으로 돌아간 것인가. 2013년은 중국 바둑이 세계제패를 선언하는 해가 될 것인가.

1·2차전 최종 전적 5대 5
주장전 이긴 한국이 승리
중국, 올 세계대회선 3전승
“조만간 독주체제”호언장담



 올해 들어 승부가 일방적으로 기울고 있다. 세계대회 결승전(개인전)은 세 번 모두 중국이 우승했다. 바이링배는 저우루이양(22), LG배는 스웨(22), 응씨배는 판팅위(17). 이들이 ‘90후’라 불리는 새 얼굴들이라는 점이 더욱 충격을 준다. 단체전인 농심배에서 한국은 주장 박정환(20)의 활약으로 막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런 승리도 박정환이 응씨배에서 판팅위에게 패배하며 금방 빛을 잃었다.



 중국 측은 이런 분석을 내놨다. “3~5년 후 1980년대에 출생한 한국의 고수들은 일선에서 점점 밀려날 것이다. 이세돌은 몇 년 후 미국으로 떠난다고 했다. 박정환만 빼면 중국과 겨룰 만한 기사가 안 보인다. 바둑열기가 뜨거운 중국은 지금도 신예 강자가 많은데 계속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독무대를 피할 수 없다.”





 이례적이었다. 중국은 언제나 이창호·이세돌을 치켜세우며 겸손했는데 이번엔 중국의 압도적 우위를 확언하고 있다. 오히려 지나친 독주로 인해 바둑의 인기가 시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한·중 단체전인 제3회 초상부동산배가 19일과 21일 베이징에서 열렸다. 중국 대표는 천야오예(24)를 제외하면 모두 최근 급상승한 젊은 강자들로 짜였다. 한국은 랭킹 1위 이세돌이 빠졌지만 최강 멤버다. 그러나 첫날 전적은 한국이 2대3으로 졌다. 최철한이 판팅위를 꺾었지만 한국 2위 박정환이 중국 2위 퉈자시(22)에게 진 것이 뼈아팠다. 21일의 2차전은 문자 그대로 ‘사투’였다. 승부는 주장전(김지석-판팅위)에서 갈렸다. 김지석은 판팅위의 공격에 한때 그로기 상태로 몰렸으나 혼신의 힘을 다해 반격을 성공시켰다. 조한승은 대마를 잡았고 박정환이 완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해 종합 전적 5대5가 됐다. ‘동률일 경우 주장전 승자가 이긴다’는 룰에 따라 한국 우승이 확정됐다. 올해 개인전은 중국에 3전3패, 단체전은 2전2승이다.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갔던 바둑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 한참 머물렀으나 결국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호언장담처럼 ‘독무대’까지는 아직 멀었다. 저력의 한국과 살갗이 터지는 투쟁을 좀 더 해야만 할 것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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