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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없다던 청와대 “동영상이 나중에 나와 …”

중앙일보 2013.03.22 00:51 종합 2면 지면보기
사의를 표명한 김학의(오른쪽) 법무부 차관이 21일 오후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 [박종근 기자]
성(性) 접대를 받은 의혹에 휩싸인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21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또 도마에 올랐다. 지난 19일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백지신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퇴한 지 사흘 만에 터져나온 악재에 청와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人事) 사고’는 이로써 열 번째를 기록하게 됐다. 인수위 시절 최대석 인수위원이 중도 사퇴한 데 이어 김용준 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등이 줄줄이 자진 사퇴했다.


인사 검증시스템 다시 도마에
김학의 차관 내정 땐 “다 조사해”
의혹 커지자 “본인이 대처해야”

 현재 김 차관은 관련 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있어 향후 사법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사실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하지만 김 차관 관련 의혹이 지난해 11월부터 나왔던 데다 최근 들어 의혹이 광범위하게 떠돌고 있었는데도 차관 인사를 강행한 점은 문제란 지적이 청와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3일 김 차관을 내정했지만 이후에도 소문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 무렵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다 조사했다. 본인도 문제가 없다고 하고 민정라인에서 알아본 결과 소문은 근거가 없다고 결론 냈다”고 말했다. 자신 있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민정라인이 일찍 첩보를 접수하고도 검증을 했다고는 하지만 진상 파악은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는 더욱 구체적으로 변해갔다. 그러자 ‘문제가 없다’고 했던 청와대 관계자도 “본인이 대응하지 않겠느냐.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21일 오전에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름이 나온 본인이 대처해야 할 것” “청와대에서 그 사람을 옹호해줄 이유도 없다”는 입장이 정리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선 이 회의 이후 청와대가 사실상 김 차관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민정라인이 어떻게 다 할 수가 있었겠느냐. 문제가 되고 있는 동영상은 뒤에 나온 것 아니냐”고 해 사실상 검증에 구멍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산이나 군대·전과 등은 민정라인에서 다 조사해볼 수 있지만 그런 동영상이 있었는지 어떻게 알겠느냐. 허리 밑의 일인데 그걸 어떻게 검증을 하냐고 … ”라고도 했다. 그러나 “민정라인이 김 차관에 대한 소문을 알고도 검증을 제대로 못한 것이 문제”라며 청와대 민정라인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 차관 사퇴 발표가 나온 직후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영상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권에 큰 부담이 된다”며 “본인이 그렇게 아니라고 했으면 본인이 책임져야지…”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증이 잘못됐다면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이번이 한두 번째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글=신용호·강태화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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