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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반격’ 가능성이 삶을 지켜준다

중앙일보 2013.03.22 00:48 종합 27면 지면보기
제8보(93~101)=판팅위의 92에서 충실한 힘이 감지됩니다. A와 같이 날렵하게 받지 않고 공배를 꽉 메운 것은 반격을 노리려는 것이겠지요. 프로는 아무리 절박하더라도 ‘반격’이란 두 글자를 잊지 않는 법입니다. 쉬운 방정식이지요. 반격 가능성이 있어야 삶을 협상할 수 있습니다.


[본선 8강전]
○·판팅위 3단 ●·최철한 9단

 강인한 92를 보며 독하다는 최철한 9단도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지금이라도 ‘참고도1’ 흑1로 씌운다면 타협입니다. 상변 흑 집을 지어 계가로 간다면 불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백2를 당하면 흑▲ 두 점과 백△ 두 점의 교환은 아무리 봐도 흑의 손해일 것입니다. 최철한은 기왕 둔 수의 체면을 살려 패기롭게 93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94에서 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참고도2’ 흑1이면 백2로 밀어올 텐데 이대로 공격하다가 상변만 무너지고 실패로 돌아간다면 큰일 아니겠습니까. B의 반격도 눈엣가시입니다.



 최철한은 아예 손을 빼고 95로 갔습니다. 전장 이탈이 분명합니다. 너무 고심하다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 걸까요. 공격은 어렵고 집은 걱정되고, 그게 결국 95, 97로 나타났습니다.



 이 바둑은 무척이나 어려운 한판이지요. 박영훈 9단은 “올해 바둑 중 가장 어렵지 않을까요”라고 했습니다. 정상의 프로들이 봐도 너무너무 어려운 그 지독한 난해함이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판팅위 3단이 98, 100으로 반격하자 최철한은 101로 응수합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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