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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창조경제의 핵심은 문화 콘텐트다

중앙일보 2013.03.22 00:46 경제 10면 지면보기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
하나의 이야기가 소설로 인기를 끌면 이 이야기는 영화·애니메이션·드라마·게임·OST·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트로 꼬리를 물면서 재탄생한다. 이들 콘텐트는 전자책(e-북), 3D 및 4D 영상, 게임, 디지털 음원(MP3) 등을 위한 하드웨어 기기에 탑재되면서 다시 한번 진화한다. 또 관광·예술·교육·패션·디자인·보건·스포츠 등 생활문화와 접목돼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상품종수가 5만 개가 넘는 ‘헬로 키티’나 우리 토종 캐릭터 ‘뽀로로’다. 1970년대 등장한 게임도 아케이드·콘솔·PC를 거쳐 TV·스마트폰 등으로 플랫폼을 넓히고 있다. 이는 같은 게임을 즐기는 전 세계인이 리그를 만들어 방송으로까지 중계되는 e-스포츠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치매를 치료하거나 언어 장애인의 훈련을 돕는 기능성 게임이 등장하는가 하면, 위치기반서비스(LBS), 증강·가상현실(AR/VR),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기도 한다.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은 이미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바뀌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서비스업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심각한 제조업 침체를 겪었던 영국은 창조산업을 국가비전으로 선포했다. 이처럼 창조경제의 개념은 서비스 경제, 경험 경제, 스토리노믹스(이야기 경제) 등의 이름으로 우리 생활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때 휴대전화 하나로 천하를 호령했던 노키아는 스마트폰으로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노키아에서 실력을 쌓은 엔지니어들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쏟아져 나오며 새로운 벤처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 결과가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를 탄생시킨 로비오(Rovio)다. 단 3명의 젊은이가 창업한 이 회사는 세계적인 성공신화를 만들면서 핀란드를 다시 역동적 창조산업 국가 대열에 합류시키고 있다. 이는 창조경제 환경에서 가치의 원천이 상상력과 창의성에 있음을 극명히 보여주는 예다.



 한국은 지금까지 제조업 기반의 수출경제를 발판으로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그 사이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의 정보경제와 열정과 끼에 기반한 한류 중심의 문화경제를 발전시켜왔다. 새로운 창조경제 모델로의 발전 기반을 모두 갖춘 셈이다. 이 둘을 결합해 새로운 창조경제 모델을 발전시킨다면 엄청난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창조경제 시대의 성공은 정확한 미래 예측을 근거로 상상력과 감성 등 소프트파워를 중심으로 하드웨어나 네트워크를 결합해 글로벌 킬러 콘텐트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은 것은 창의적 융합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문화예술과 미디어 콘텐트 분야에서 디지털 세대이면서 문화적 끼도 함께 지닌 젊은이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창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일이다. 이것이 우리가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지속적으로 동반성장하는 모범적인 창조경제의 글로벌 허브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홍 상 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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