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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청야니, 지각까지 한 거니

중앙일보 2013.03.22 00:41 종합 29면 지면보기
청야니
“야니가 기권했다고?”


늦잠 탓에 기아 클래식 기권
사실상 실격 … 선수 생활 중 처음
슬럼프 1년 만에 세계 1위 뺏겨

 20일(한국시간) LPGA 투어 기아 클래식 프로암(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하는 친선 라운드)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 칼스배드의 아비애라 골프장. 남캘리포니아의 청명한 햇살이 비추는 연습 그린에서 선수들은 109주 만에 골프 여제에서 밀려난 청야니에 대해 쑥덕였다.



 지난주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서 밀려난 청야니(24·대만)는 이날 프로암에 나오지 않았다. 기권의 공식적인 이유는 늦잠. 청야니는 “요즘 몸이 좋지 않다.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늦잠을 잤다”고 했다. 그러다 프로암에 제시간에 나오지 못했고, 본 대회에도 기권하게 됐다는 거다. 각 투어는 대부분 프로암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는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게 한다.



 공식적으로는 기권으로 기록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 실격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프로암 선수로 지명되면 공식 경기만큼 철저히 시간을 챙긴다. LPGA 투어는 “프로암 티 타임에 늦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지난 2년 동안 이런 일로 기권한 선수는 없다”고 했다.



 청야니가 지금까지 참가한 LPGA 투어 대회는 모두 125개다. 아마추어 대회와 다른 투어까지 평생 한 번도 티 타임에 늦지 않았다. 그러나 1위에서 밀려난 후 첫 대회에서 공교롭게도 지각하는 일이 생겼다. 다른 선수들이 “무슨 일이 생긴 것 아니냐”고 수군댈 만도 하다.



 기아 클래식은 청야니에게 의미 있는 대회다. 청야니는 지난해 기아 클래식에서 우승한 후 슬럼프에 빠졌다. 청야니는 “지난해 초 8번 연속 톱 10에 들다 한 번 떨어진 후 사람들이 ‘야니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거냐’라고 물어보기 시작했다. 부담감이 많았다. 그때 나 자신을 위해 골프를 하는 것 같지 않았다”고 했다.



 청야니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대회에서 1년 만에 재기를 노렸는데, 물거품이 됐다. 청야니는 “기아 클래식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였다. 알람 시계를 여러 개 사야겠다”면서 아쉬워했다.



 J골프가 22~23일 이 대회 1, 2라운드를 오전 7시30분부터, 24~25일 3, 4라운드는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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