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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협 커져 국민 안보의식 중요, 나라 위한 아버지 정신 간직했으면 … ”

중앙일보 2013.03.22 00:35 종합 12면 지면보기
고 한주호 준위의 아들 한상기씨가 21일 창원시 진해구 안골포 초등학교에서 아버지의 3주기를 앞두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아버지가 더욱 그리워집니다.”


천안함 폭침 3주기 맞는 고 한주호 준위 아들 상기씨

 한주호 준위가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승무원을 구하러 차디찬 바닷속에 뛰어들었다가 순직한 지 3년. 그의 아들 상기(29·교사)씨는 “아버지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본받아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했다. 차분한 어조였지만 표정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럴 때마다 그는 “홀로 계신 어머니를 찾아가 위로하면서 자신도 위안을 얻는다”고 했다.



 2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안골포 초등학교에서 그를 만났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통화와 사고 당시 모습이 자꾸 떠올라 마음 아프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던 그를 간곡히 설득해서였다.



 상기씨는 한 준위가 순직(3월 30일)할 당시 육군 1사단 신병교육대 중위로 근무 중이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 전화통화에서 ‘바닷물이 너무 차 구조작업이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제가 ‘힘들면 가지 마시라’고 했는데….” 그는 이 마지막 통화를 생각하면 눈물이 솟구친다고 한다.



 2010년 6월 말 전역한 그는 두 달 뒤인 9월 1일 이 학교에 부임해 지금까지 근무 중이다. 두 달 전 초등학교 여교사와 결혼하면서 분가해 어머니 김말순(59)씨와는 따로 산다. 일주일에 2~3일은 아내와 함께 어머니를 찾아가 같이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2010년 3월 피격 침몰된 천안함의 수색작전을 벌이다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3주기(30일)를 앞두고 21일 경남 창원시 진해루에 설치된 한 준위 동상을 찾은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 [창원=송봉근 기자]
 김씨는 남편 위패가 모셔진 진해의 한 사찰을 자주 찾는다. 남편이 쓰던 방엔 유품도 그대로 보관해 놓았다. 여동생 슬기(24·대학 4년)씨 등 가족들은 종종 경화동 진해루공원에 있는 아버지 동상을 찾아가 그리움을 달래곤 한다.



 그는 “북한의 위협이 커지고 있어 국민 안보의식이 가장 중요할 때”라며 “나라를 위한 아버지의 숭고한 정신이 국민의 가슴속에 남아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3주기 당일인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릴 추모식에 참석해 희생된 46용사의 유족을 위로할 계획이다.



 이날 학교 정문에는 ‘천안함 용사 3주기’ 현수막이 내걸렸다. 또 21~31일을 추모 기간으로 정했다. 중앙현관 전광판에는 ‘국가를 위한 희생, 정부와 국민은 잊지 않겠습니다’란 추모광고를 한다.



 학교 측은 추모 기간에 전교생(1758명)을 대상으로 호국정신 함양 수업과 나라 사랑 다짐 일기 쓰기 수업을 한다. 6학년은 도덕 교과서 ‘생활의 길잡이’에 실린 한 준위의 희생정신에 대해 공부한다. 학교 사이트 초기화면에는 팝업창을 띄워 해군본부 사이버 추모관과 연결되도록 해놓았다. 교직원과 학생 30명은 30일 오전 한준위 동상 앞에서 해군이 마련하는 추모식에 참석한다.



 김주복(59) 교장은 “한 교사가 근무하고 있어 추모 기간을 정해 학생 안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외숙 창원보훈지청장은 이날 한 준위 동상을 참배한 뒤 아내 김씨에게 위문품을 전달했다.



글=황선윤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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