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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19대 국회 1호 법안 발달장애인지원법 어서 통과되길

중앙일보 2013.03.22 00:26 종합 35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어제 점심식사 후 광화문 부근을 산책하다 낯선 이름의 집회를 만났다.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한 문화제’였다. 장애인과 부모를 합쳐 300명 넘는 이들이 광화문광장 맨바닥에 앉아 있었다. ‘발달장애인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쓰인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장애인들이 그린 그림도 전시됐다. 장애 본인과 부모들 표정에서 오랜 세월 시커멓게 타들어간 가슴속이 한눈에 짚였다. 장애 가족 때문에 얼굴에 그늘이 걷히지 않는 몇몇 지인이 떠올랐다.



 발달장애는 뇌의 특정 부위 결함으로 나타나는 장애다. 지적장애·자폐성장애 등이 있다. 여러 장애 중에서도 발달장애는 중증의 만성적 장애가 유독 많다. 1급 장애 비율이 지체장애는 3.4%, 시각장애는 14.1%, 청각장애는 2.2%이지만 발달장애는 36.4%(자폐성), 24.4%(지적)나 된다. 당연히 일상생활을 혼자 할 수 있는 비율도 다른 장애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나마 성장기엔 부모나 시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어른이 되면 살아갈 대책이 막막하다. 부모들이 ‘자식 홀로 두고 먼저 죽을까 봐’ 고심하는 이유다.



 발달장애의 특수성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발달장애인 지원·권리보장법(미국),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별서비스법(스웨덴), 발달장애인지원법(일본) 등을 이미 만들었다. 법적 지원 외에 민간 차원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시행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본인 오키 도루(62) 국제치료견협회 대표의 치료견 훈련·활용도 그중 하나다. 블루스 가수이기도 한 오키는 20년 전부터 버려진 개들을 구조해 치료견으로 훈련시키는 일을 해왔다. 치료견으로 거듭난 개들은 발달장애를 비롯한 장애인, 치매 노인, 은둔형 외톨이(히키고모리) 어린이의 반려자·치료사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국내에서도 유기견을 치료견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서현정(51) 세계예술치료협회장이 오키와 손잡고 다음 달 잡종견 한 마리를 일본에 유학 보낸다. 대전의 유기견보호센터 ‘동네한바퀴’가 보호 중인 개 중에서 ‘차분한 성격’을 갖춘 놈을 고를 작정이다. 연극치료를 공부한 서씨는 매년 발달장애 가족캠프도 열고 있다. 그는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이 유기견 보호, 치료견 훈련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으면 생계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리라 믿는다.



 누구에게나 장애가 닥칠 수 있고 장애인 가족이 될 수 있기에 장애인 아닌 사람을 ‘정상인’ 아닌 ‘비(非)장애인’이라 부른다. 혹시 이번 19대 국회에 가장 먼저 제출된 법안이 무엇인지 아시는지. 바로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법’이다. 발달장애인지원법은 새누리당·민주당의 총선·대선 공약이고 대통령직인수위의 국정과제에도 들어 있다. 1호 법안답게 속히 제정되었으면 한다.



글=노재현 기자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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