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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에 몰려오는 초호화 크루즈 전용부두 없어 화물부두에 정박

중앙일보 2013.03.22 00:14 종합 16면 지면보기
21일 오전 인천북항 동부부두에 7만5000t급 크루즈선 코스타 빅토리아호가 접안해 있다. 올 들어 인천항에는 크루즈선들이 쇄도하지만 전용부두가 없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원목·철근 등의 수입화물이 널려 있는 화물부두에 내려 관광을 떠나야 한다. [안성식 기자]
21일 오전 11시 인천북항 동부부두. 이탈리아의 크루즈 선박 코스타 빅토리아호(7만5000t)가 접안하자 부두에서는 타악 공연 등 환영행사가 벌어졌다. 1900여 명의 승선객 중 1850여 명은 상하이에서 승선한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은 관광버스 60여 대에 나눠 타고 서울의 명동, 강남 등으로 당일치기 관광을 떠났다.


올 110회 기항, 작년보다 10배 넘어
관광 인프라 열악, 반나절 머물러

 그러나 초호화 유람선이 닻을 내린 곳은 여객부두가 아닌 황량한 풍경의 화물부두였다. 이날도 부두 한쪽에는 원목더미, 아연괴, 건축용 H빔, 철판 등이 쌓여 있었다.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들은 수입화물 야적장과 미개발 상태의 항만 배후지를 통과해 서울로 향했다. 크루즈 전용부두가 없기 때문에 생긴 어색한 풍경이었다.



 올 들어 인천항에 들어오는 크루즈 선박들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가득 태운 크루즈선들이 2∼3일 간격으로 인천항에 들어온다. 13일에는 인천내항 1부두에 크루즈선 2척이 나란히 정박해 있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인천항 개항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7월부터는 ‘타이타닉’호(4만6000t)의 3배 규모인 로열 캐러비안 보이저호와 마리너호(각각 13만8000t)가 모두 10차례 인천항을 찾을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 크루즈선은 3개 층이 트인 레스토랑과 극장, 미니 골프장, 아이스링크까지 갖추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 한 해 인천항에 들어오는 크루즈선 기항 횟수는 110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실적의 10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인천으로 들어오는 크루즈선 관광객도 당초 예상한 8만 명보다 훨씬 많은 12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관광업계에서는 상하이~제주~인천~상하이 항로인 코스타 빅토리아호(승선객 2100명, 승무원 750명)의 경우 씀씀이가 큰 중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어서 부가가치가 최대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춘선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세계 크루즈선 관광시장이 동북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데다 인천항과 중국 주요 도시들 간의 크루즈선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항의 관광 인프라는 열악하다. 지금처럼 화물부두에 정박하는 수준으로는 인천항에 12시간 정도 들렀다 가는 정도에 그치고 만다. 이 때문에 모처럼 찾아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 등에 소비하는 금액에도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부가가치가 큰 모항(신규 승객이 타고 여행을 마친 승객이 하선하는 항구) 서비스는 엄두도 못 낸다. 크루즈선 관광업체의 이모(32·여) 대리는 “인천항이 당일치기로 기항하는 신세를 벗어나려면 인천국제여객터미널 건설이 완공되는 2016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글=정기환·최모란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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