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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문제 - 아산 외국인 범죄

중앙일보 2013.03.12 04:00 2면 지면보기
그래픽=정소라



외국인 근로자 늘면서 강·절도·폭행 급증
작년 200여 건 발생 … 중국인 범죄율 70%

# 지난달 18일 캄보디아 출신 A(35)씨는 자신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같은 국적의 동료들과 함께 네팔 국적을 가진 B(37)씨를 흉기로 처참히 살해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기숙사에서 일행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시끄럽다’는 이유로 불을 끄며 폭언을 했다”며 “불을 켜달라고 정중히 요구했지만 폭행까지 당해서 앙심을 품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산 경찰서는 A씨를 비롯한 캄보디아 노동자 4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중국인 노동자 장취인(38·가명). 그는 2011년부터 아산에 거주했다. 한국인 고용주가 운영하는 한 공장에서 일하던 장취인은 지난해 8월 아산시민 방성철(32·가명)씨와 말다툼을 벌인 뒤 폭행하고 강제로 신용카드와 현금 200여 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혔다. 장취인은 “자신들 땅도 아니면서 음료수병을 바닥에 버렸다는 이유로 먼저 시비를 걸었다”며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는 것 같아 충동적으로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 태국인 근로자 자압(25·가명)은 올해 1월 평소 행실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고용주 김정환(48·가명)씨로부터 퇴사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퇴사처리가 된 이후에도 기숙사에 무단으로 들어와 생활했다는 이유로 수 차례 경고를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압은 술을 마시고 기숙사를 찾아와 흉기로 기물을 훼손하며 “왜 나를 자꾸 나가라고 하느냐”며 난동을 피웠다. 고용주 김씨는 참다 못해 자압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조사에서 자압은 “열심히 일만 했는데 다른 직장 동료가 김씨에게 나에 대해 좋지 않은 얘기를 한 것 같아 술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최근 아산 지역의 외국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아산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의 외국인 범죄는 총 215건으로 2011년 145건보다 46% 증가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강도·절도·폭행 등이 50% 이상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무사증입국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아산 지역의 경우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요건과 탕정면과 신창면 등지에 대규모 공장들이 대거 들어서 있고 그 주변으로 하청업체의 중·소규모 공장들도 계속 늘고 있다는 것도 이유가 되고 있다. 하청업체의 중·소규모 공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비율이 60%를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농촌지역도 일손이 모자라 대체 인력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창·음봉·탕정 지역에서는 오후 8시 이후로 음주가무를 즐기는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산 상권의 중심인 온양온천역 광장 또한 오후 10시 이후에는 외국인 비율이 내국인과 엇비슷하다는 의견도 있다.



아산 영인면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배추농사를 짓고 있는 이은상(51·가명)씨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외국인 근로자들끼리 자주 모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부터 대학생이나 젊은 시민들은 가까운 천안에서 여가를 즐기는 듯하다”며 “같은 국적의 외국인들이 자주 모이다 보니 다른 국적의 외국인들과 시비가 붙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고 덧붙였다.



서로 다른 국적의 외국인간 다툼 증가



현재 아산에 거주중인 외국인은 2만여 명(다문화 가정 포함)이다. 국적도 중국·몽골·캄보디아·베트남·러시아 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 사이의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황영구 아산경찰서 외사계장은 “올해에만 벌써 3건의 외국인 간 범죄가 발생했다”며 “외국인 범죄율의 일부분이긴 하지만 이 역시 개선책을 찾으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적별 외국인 범죄 중에는 중국인의 범죄율이 70.4%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중국인 범죄 건수는 총 169건으로 2011년 145건보다 16.5%증가했다. 중국인 사이에 벌어지는 범죄와 중국인과 타 국적 외국인 사이에 벌어지는 범죄도 자연스레 증가하는 추세다. 우즈벡이나 러시아 등지에 살고 있는 거주 동포(고려인)들의 입국 요건도 지난해부터 완화돼 대거 입국했다. 이 역시 범죄율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계열 국적의 외국인 범죄건수는 7건으로 2011년보다 175%나 증가된 수치를 보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외국인들 사이에선 공공연히 ‘맞으면 돈 번다’라는 식의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산 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유명화 경감은 “요즘에는 외국인들이 경찰서에 오면 하는 진술이 ‘난 이유 없이 맞았다. 합의금 100만원 정도면 없던 일로 하겠다’며 어깃장을 놓는다”며 “관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올바른 법률을 알리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외국인 인권 차별 말아야



외국인들의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부 악덕 고용주를 포함한 내국인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아산외국인 인권보호단체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약 80%가 ‘내국인으로부터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조사됐다.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부당해고, 임금체불 등) 상담 건수도 지난해 50여 건으로 연평균 22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우삼열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소장은 “일부 외국인들의 잘못을 전체로 확대 해석 하면 안된다”며 “이른바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때문에 성실한 외국인 근로자들까지 피해를 보는 경우가 계속 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아산경찰서 관계자 역시 “외국인 범죄를 줄이기 위해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NGO 등의 시민단체와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첩보활동 등을 통해 범죄 사전 예방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아산경찰서에서 시행해온 마미폴(외국인 법률 상담, 운전면허 발급 등)제도를 확대하고 관련 부서와 협조,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범죄예방교실 운영 등 도내 체류 외국인 보호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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