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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를 수 있다 vs 일시 하락 후 반등할 것

중앙일보 2013.03.12 00:29 경제 8면 지면보기
커지는 북한 리스크에 금융시장도 살얼음판을 걷는다. 11일 한때 주가와 원화 가치가 동반 급락하는 등 시장이 흔들렸다. 북한과 관련된 주요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랬듯 이내 하락폭이 줄었지만 한편에서는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북한 리스크에 움찔한 금융시장

 한미 연합군사훈련 ‘키 리졸브’가 시작된 11일 오전 국내 금융시장은 급하게 얼어붙었다. 지난 8일 2006.01로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주식시장이 열린 직후 1% 넘게 떨어져 1984까지 밀려났다. 주로 외국인이 삼성전자·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를 내다 팔았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도 11원 넘게 올라(원화가치 하락) 1101.85원에 이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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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상황이 오래 가진 않았다. 주식시장에서는 기관이 주식을 사들여 하락폭을 줄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13% 내린 2003.35로 장을 마쳤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4.5원 오른 1094.8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여전히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덕청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투자부문 대표는 “환율이 다소 흔들렸지만 미국 고용지표가 좋아 달러 강세 요인이 있었고 최근 원화 가치가 오른 상태여서 이를 온전히 군사적 긴장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 변수에 민감한 외국인 자금 역시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2200억원 순매도했다. 이 정도면 일상적인 규모를 벗어나지 않는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북한 위험이 시장의 추세를 바꾼 적이 없다”며 “일시적 충격으로 코스피지수가 1950선 밑으로 내려간다면 주식을 살 기회”라고 말했다.



 낙관론은 대부분 학습효과에 근거를 둔다. 최근 몇 년간 북한과 관련된 위험이 있을 때 금융시장은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신속하게 회복됐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한때의 시장 급락은 ‘또 북한 리스크’라며 심드렁해하던 투자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양해만 NH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전과 달리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엔 하락의 골이 전보다 깊거나 조정이 하루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평소보다 유동성을 더 높여 두고 ▶경기방어주 비중을 늘리거나 다른 위험회피 수단을 마련하며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주식시장에 다시 들어오는 시점을 과거보다 더 늦게 잡아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큰 충격이 되진 않는다 해도 북한 리스크는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는 요인임은 분명하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위험자산 선호가 나타나는데 한국 증시는 엔화 약세와 북한 관련 위험 때문에 외국인에게 매력이 떨어진다”며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와 따로 가는 현상(디커플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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