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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안 뛸거예요?” 어, 운동화가 말을 하네

중앙일보 2013.03.12 00:26 경제 7면 지면보기
구글이 SXSW에서 선보인 ‘말하는 신발’. 착용자에게 말을 걸 뿐만 아니라 현재 위치와 운동량 등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스틴 AP=뉴시스]


“아, 진짜 지겹네요. 안 뛸거예요? 가만히 있기 대회 챔피언이시네.”

구글, SXSW서 말하는 신발 공개



 구글이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컨벤션센터에서 진행 중인 창조 산업 복합 콘퍼런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2013’에서 ‘말하는 신발’을 공개했다. 스마트 안경에 이은 또 다른 ‘착용 가능한(Wearable)’ 모바일 기기다. 실제 신발을 신으면 남자 목소리가 신발에 장착된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구글은 “사용자가 운동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신발”이라고 제품을 소개했다. 아디다스와 협업을 통해 공개한 이 신발은 아이디어 수준의 프로토타입(원형제품)이다. 회전을 감지하는 자이로 센서와 가속도 센서로 사용자의 움직임이나 속도를 감지해 무선 데이터 통신(블루투스)으로 연결된 안드로이드 기기에 전송한다. 구글플러스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글 측은 “시판용으로 만든 제품은 아니고 창의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스타트업 프로젝트 매니저 피터 루버스는 “애플이 나이키와 협업해 스마트 시계 형태인 ‘퓨얼밴드’를 낸 것에 대한 안드로이드의 반격”이라며 “애플과 구글이 착용 가능한 모바일 기기 시대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커봇 창업자 브르 페티스가 자신이 개발한 3D 프린터로 만든 인형을 소개하고 있다.
 300명이 들어가는 구글 행사장에는 이날 1000명 가까운 인원이 몰리면서 1시간 전부터 입장이 제한됐다. 이 때문에 일부 참가자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구글은 ‘아트·카피·코드’라는 주제로 ‘말하는 신발’ 외에 폴크스바겐과 협업한 ‘S마일리지’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나리 은행권청년창업재단 기업가정신센터장은 “SXSW에 모이는 사람들은 세상 누구보다 정보통신기술(ICT) 문화에 몰입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입소문이 곧 정보기술(IT) 산업의 주류가 된다”며 “구글이 실험적 성격을 가진 ‘말하는 신발’을 공개하고, IT 분야 저자들이 몰려와 사인회를 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올해 SXSW는 트위터·포스퀘어 같은 스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탄생했던 예전과는 달리 ‘미래형 하드웨어’가 주목을 받았다. 포브스 등 현지 언론은 이날 “SXSW가 매년 초 전자기기 신제품을 공개하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처럼 하드웨어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앱 개발 회사들이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하드웨어에 주목하게 됐다는 설명했다. 24살 동갑내기 친구 두 명이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3D(3차원) 프린터기 벤처기업인 ‘립모션’이 그중 하나다. 그들은 키보드와 마우스 대신 손가락으로 허공을 휘저어 PC를 제어하는 신개념 ‘동작감지형 입력장치’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기존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보다 동작 감지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 “IT업계 누구도 재미로 나선 24세 청년을 이길 수 없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SXSW에서는 이 같은 미래 IT업계에 대한 실험적인 아이디어뿐 아니라 인문학적 감성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려는 시도 또한 돋보였다. 공식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9시에 시내 곳곳에서 ‘오스틴 명소 누가 빨리 달리나 내기하기’ ‘아침을 맑게 하는 요가 강의’가 열리고 성공한 IT 구루(전문가)들이 멘토로 나서 삶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이 그 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누나이자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인 리나 저커버그(30)는 “삶의 모든 가치관의 우선순위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가족이 IT에 엄청 해박할 것 같지만 사실 어머니는 스마트폰을 잘 다룰 줄 모르고, 일요일 하루는 인터넷과 떨어져 가족끼리 지내기 위해 e메일도 확인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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