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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와 헤엄치고, 두 바퀴로 즐기고 …

중앙일보 2013.03.11 13:55 부동산 및 광고특집 7면 지면보기
산호 파라다이스에서 만난 오색 빛 물고기들(왼쪽)과 니라이카나이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파노라마와 같은 풍경이 장관이다.



수상 스포츠·로드사이클의 천국 일본 오키나와

최저기온 18도, 최고기온 24도.



 꽃샘추위가 남아있는 3월 초의 기온으로 이보다 더 환상적인 기온이 있을 수 있을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의 오키나와(沖繩). 도쿄에선 2시간 50분이 걸린다. 한국에서 가는 게 더 가깝다는 이야기다.



 누가 그랬던가. “오키나와의 바다는 세계 최고”라고. 믿거나 말거나 하는 생각으로 차를 나하 국제공항에서 10분 가량 거리의 도마린항으로 몰았다. 이곳에서 페리를 타고 해양스포츠의 아지트로 향하는 도중 뜻하지 않게 고래떼를 만났다.



 해마다 12월부터 4월까지 이곳에 번식을 위해 도래하는 흑등고래란다. 뛰어올랐다 잠수했다를 반복하는 이들 무리의 움직임에 넋을 잃고 있는 사이 1시간 20분이 훌쩍 지났다.



 ◆스포츠로 즐기는 오키나와=한 겨울에도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그곳은 오키나와.



 도착한 곳은 게라마 제도의 도카시키섬. 섬 뒤편 아하렌 해변가는 눈이 빨려 들어갈 정도로 푸른 코발트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해변 근처 가게에는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대여해 줬다. 별도의 레슨이 없어도 큰 문제가 없다. 일단 전문 다이버들이 항상 옆에 붙어 있어 안심이 됐다. 배로 약 300m 떨어진 곳에는 말 그대로 ‘산호 파라다이스’. 추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수온이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머리를 조금만 담그고 고개를 숙이니 산호초 속을 휘젓고 다니는 휘황찬란한 오색 빛 물고기들이 나타났다. “아, 수중 카메라를 챙겨 오는건데…”란 후회가 절로 났다. 별개 세상에 온 듯한 환희에 머리가 멍해 질 정도다. 전세계의 다이버들이 동경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비용도 걱정했던 것 만큼 비싸지 않은 3000엔 정도였다.



 현지 스노클링 강사는 “비단 도카시키섬 뿐 아니라 오키나와 전체가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이빙 포인트가 풍부하다”며 “유적 포인트를 보려면 요나구니지마, ‘푸른 동굴’이라 불리는 케이프에서 환상적인 빛과 그늘을 감상하려면 마에다(前田) 앞 바다가 강추”라고 말했다.



 ◆푸른 하늘 상쾌한 공기 가로지르는 로드사이클의 매력=아침 일찍 로드사이클을 준비하고 장비를 챙긴 뒤 출발. 좀처럼 경험할 수 없는 신선한 공기와 거리의 이색적 풍경들을 즐기는 기분은 색다르다. 우선 나하 공항에서 9㎞정도 북쪽에 위치한 슈리성. 오르막이 많은 길이라 다소 힘든 코스이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슈리성 도착. 류큐(琉球) 왕조시대의 수도 ‘슈리’는 외항으로 번창한 도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와의 교류가 활발했던 곳이다. 슈리성안 유적으로는 ‘류큐 왕’의 무덤인 ‘다마우돈’이 있다. 다마우돈은 천연 바위를 뚫어서 만든 오키나와만의 특이한 무덤인데 그 규모에 압도 당했다. 이어 다음 코스로 지난 2000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세이파우타키’로 향했다. 슈리성에서 대략 17㎞정도. 류큐왕국에서 가장 신성한 지역으로 불린다고 한다.



 사이클을 타면서 왜 이곳이 그렇게 성지로 불렸을까를 생각해 본다. 눈앞에 나타난 건 6개의 참배소, 예전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던 곳이라 한다. 신비함을 느끼게 하는 기이한 형상의 나무와 돌이 눈에 띄었다. 가장 유명한 게 ‘삼각암’. 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시간 여행을 하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다음 코스는 ‘니라이카나이 다리’. 2개의 다리로 구성돼 있고 다리의 이름이 오키나와 고래어로 머나먼 이상향을 의미한다고 한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광경은 한 장의 파노라마 사진과 같았다. 그동안의 고단한 몸이 주변 경치를 바라보는 순간 모두 사라질 정도의 절경이다. 코스 마지막은 평화기념공원. 니라이카나이 다리에서 17㎞정도다. 오키나와 평화기념공원은 태평양전쟁 말기 최후의 격전지였던 오키나와의 마부니노 언덕 일대에 세워졌다.



 일년간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스포츠는 1000여 명이 참가하는 마라톤 외에 철인 3종 경기, 사이클, 프로 골프대회 등이 있다. 거의 매달 뭔가의 스포츠 이벤트가 열린다. 한겨울에도 따뜻한 날씨 때문에 한국에서도 매년 삼성·LG·SK 등의 프로야구팀이 겨울 내내 이곳 오키나와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한다.



오키나와=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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