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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입가에 웃음 빵 터지면 게임 끝

중앙선데이 2013.03.10 03:06 313호 32면 지면보기
그동안 필자는 아픔의 세계 속에서 성공의 비결을 들여다봤다. 이제는 기쁨의 세계에 노크할 차례다. 고객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모든 기업의 소망이지만 나날이 변하고 높아지는 욕구를 맞추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경제·경영 트렌드] ‘재미날개 청평놀공 모두한편’ ① 재미

 그래서 기쁨의 세계를 재미, 아름다움(美), 날것(생생함), 개인화, 청춘, 평안, 놀이, 공감, 모험, 간편 10개의 요소로 구분해 보았다. 아픔의 족보가 있듯이 기쁨의 족보도 암기법을 만들었다. ‘재미날개 청평놀공 모두한편’이다. 유치하지만 이 족보를 기억하면 쓸모가 많다. 그럼 첫 번째 기쁨의 세계 ‘재미’로 여행을 떠나 보자.

 ‘재미’의 핵심은 유머, 위트다. 썩 잘생기지 않은 외모의 링컨 대통령은 유머가 뛰어났다. 그는 자신에게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라고 비난하는 야당 의원한테 “얼굴이 두 개면 이 중요한 자리에 왜 하필 이 못생긴 얼굴을 가지고 왔겠소?”라고 반문했다. 폭소가 터져 상황이 반전되었음은 안 봐도 뻔하다. 웃음은 이렇게 적의 마음마저 무장 해제시키는 힘이 있다. 이 때문에 제품이나 서비스에 웃음이 더해지면 고객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열쇠가 주어진 것과 다름없다. 그렇다면 그 웃음이라는 열쇠를 어떻게 활용할까?

 대놓고 망가짐으로써 웃음을 준 결과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강남스타일의 싸이처럼 고객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망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총각네 야채가게’다. 1998년 18평의 매장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40여 개의 체인망을 거느린 대형기업으로 발전했다. 그 성장 비결은 고객에게 채소를 팔면서 덤으로 준 웃음덕분이다. 곧 다가올 만우절 이벤트만 해도 그렇다. 간판이 ‘처녀네 야채가게’로 바뀌면서 남자 직원들이 여자로 변신한다. 화장은 물론 망사스타킹까지 동원해서 과도하게 여장을 한 남자들이 손님을 맞이하니 웃음보가 터질 수밖에 없다.

웃는 모습으로 재미를 주는 호그리사의 포크 제품.
 우리나라에 총각네 야채가게가 있다면 미국에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있다. 이 회사 역시 고객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 별짓 다 한다. 승무원이 천장에 붙어 있는 짐칸에서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고 기내방송을 노래나 랩으로 하기도 한다. 기내방송으로는 농담을 던진다. “오늘도 저희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객 여러분의 돈도 사랑합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그 덕에 대형 항공사가 나가떨어지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때로는 제품의 이름만으로도 재미를 줄 수 있다. 미국의 화장품 회사 베네피트는 익살스러운 제품명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이거 진짜야!(They’re real)’란 제품이 있다. 과연 무엇일까? 바로 마스카라다. 마치 인조눈썹처럼 긴 속눈썹을 만들어주니 가짜로 오해하지 말란 뜻이다.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에 재미를 줘서 고객의 사랑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한창 인기를 끈 토끼 모양 스마트폰 케이스 ‘라비또’. 이 케이스는 마치 폰이 토끼 탈을 뒤집어쓴 것 같은 재미를 주는 덕분에 최근 20여 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 독일의 생활용품 회사 호그리(Hogri)는 자신들의 제품에 활짝 웃는 사람 모습을 투각해 고객에게 재미를 준다. 수저, 포크, 냅킨 홀더처럼 매일 쓰는 물건에서 웃는 사람을 만나니 금속재질의 차가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또 일본 제품인 ‘미스 셰프 고양이 박스 저금통’은 박스 위에 동전을 올려놓으면 박스 안에 있던 고양이 인형이 불쑥 나와서 앞발로 동전을 쓱 갖고 들어간다. 그 재미난 동작 때문에 자꾸 저금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웃음요가, 웃음치료 등 웃음 자체가 상품이 될 정도로 웃음은 엔도르핀의 촉진, 다이어트, 진통감소 효과 등 우리 몸에 좋은 영향을 많이 미친다. 물론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없이 망가지는 낮은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망설임 없이 망가져야 고객의 사랑을 넘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누군가를 위해 제대로 한번 망가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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