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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잡을 건지 같이 죽을지 택일하라

중앙일보 2013.03.08 00:24 종합 5면 지면보기
민주통합당이 7일 안철수(사진)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안철수에게 단일화 요구하는 민주당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원내 제1야당으로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후보를 통해 당의 목소리를 내고 혁신의 모습을 보이는 건 민주당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밝혔다.



 안 전 원장이 출마를 선언한 서울 노원병은 야권이 우세를 보여온 지역구다. 그러나 안 전 원장과 민주당 후보가 동시에 출전하면 야권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면서도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열기 위해 폭넓게 고민하겠다”고 했다. 당 관계자들은 “후보 단일화 여지를 남겨놓은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에선 “안 전 원장의 노원병 출마가 야권 분열의 씨앗이 돼선 안 된다”(박지원 전 원내대표)거나 “거대 여권에 맞선 연대·연합 요구를 무시해선 안 된다”(김기식 의원)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박 대변인의 공개 브리핑은 둘이 같이 죽을 건지, 민주당과 손을 잡을 건지 택일하라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의 도움 없인 정치를 하기 어렵다는 얘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안 전 원장 쪽은 민주당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측근인 정기남 전 비서실 부실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 “취임 초부터 장관도 임명 못하는 박근혜 정부는 국정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고, 127석을 가진 제1야당 민주당은 계파 투쟁에 매몰돼 존재감도 없는 무기력한 모습”이라고 정부와 야당을 함께 비판했다. 그는 “한심한 정치 상황이 안 전 원장의 결단을 끌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연대에 대해서도 민주당과는 접근이 달랐다. “단일화가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계적인 야권연대 단일화 프레임은 국민적 여망을 담아내기 어렵다”고 했다.



 안 전 원장 측에선 야권연대가 안 전 원장의 부채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민주당의 지원보다 안 전 원장의 독자적인 힘이 부각되는 선거를 치르고 싶어한다. 안 전 원장이 부산 영도 출마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야권 내엔 안 전 원장이 부산 영도에 뛰어들어 새누리당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한판 붙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그러나 안 전 원장의 한 측근은 “영도에서 출마하면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 후보의 외곽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동그라미재단’으로 이름 바꿔=지난해 발족한 안철수 재단이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동그라미재단’으로 명칭을 바꿨다. 안 전 원장의 출마를 앞두고 선거법 위반 소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재단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박영숙 이사장의 후임으로 기존 이사진 중 한 명인 김영 사이넥스 대표를 선임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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