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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주요 대학 입시계획안 살펴보니

중앙일보 2013.03.06 04:00 Week& 4면 지면보기



[열공 뉴스클립] 수능 고득점, 영어 B·탐구영역서 갈릴 듯

201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시모집 논술전형의 경우에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 들기만 하면 합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수능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어 B형과 탐구영역을 잘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요 대학의 2014학년도 입시계획안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한다.



정현진 기자



정부가 대입 전형을 간소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진학지도 교사들의 얘기는 다르다. 이성권(서울 대진고 교사) 서울진학지도협의회 회장은 “올해만큼 진학 지도 방향을 잡기 어려운 해도 없었던 것 같다”며 “점점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올해 입시에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수시모집, 수능 최저기준 충족이 관건



 올해 수능은 처음으로 난이도가 다른 두 가지 형태로 치러진다. 국어·수학·영어에서 쉬운 A형과 기존 수능과 비슷한 B형이 도입됐다. 국어와 수학은 동시에 B형을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B·수학A·영어B, 자연계열은 국어A·수학B·영어B를 택하도록 했다.



 변수는 국어와 영어에서 생겼다. 수학은 과거에도 인문계와 자연계가 나뉘어 수능을 봤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 반면 국어는 예전에는 수험생 60만여 명이 같은 시험을 치렀지만 올해는 A형과 B형으로 응시자가 양분된다. A·B형 각각에서 1~9등급을 따로 구분하기 때문에 1등급(상위 4%)에 포함되는 인원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까지는 언어영역에서 1등급이 2만4000여 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A·B형을 선택하도록 해 치른 고2 연합학력평가 결과, 국어 A형에 27만2589명이, B형에 26만7895명이 응시했다. 국어 B형만 놓고 보면 1등급 인원이 올해는 1만여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연합학력평가에서 영어 A, B형은 각각 8만8476명, 45만2792명이 응시했다. 하지만 잠실여고 안연근 교사는 “B형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올해 고3이 치르는 6월 모의평가부터는 쉬운 A형으로 돌아서는 학생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어 B형에서도 과거보다는 최상위 등급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상위 등급에 포함되기가 과거보다 어려워지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여부에 비상이 걸리게 된다. 종로학원 김명찬 이사는 “예년에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비율이 30%를 넘어서곤 했는데, 올해는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성적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높은 상위권 대학의 수시 논술 우선선발 전형에서는 최저학력 기준만 맞춰도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논술전형은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나뉘는데, 주요 상위권 대학이 논술전형 선발 인원의 30~70%를 우선선발로 뽑는다. 2014학년도 대학별 입학전형계획안에 따르면 고려대는 인문·사회계열 논술전형 우선선발 최저학력 기준으로 국어B·수학A·영어B 등급 합 4 이내를 요구했다. 연세대 인문·사회계열은 국어B·수학A·영어B 모두 1등급이다. 성균관대 글로벌리더·글로벌경제·글로벌경영학과의 논술 우선선발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국어B·수학A·영어B 모두 1등급 또는 수학·영어 백분위 합 196 이상이다. 경희대·서강대·중앙대·한양대도 비슷한 수준. 논술전형 일반선발은 이보다는 낮지만 11개 대학(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모두 평균 2등급 선이다.



서울대 특목고·재수생 강세 두드러질 듯



 올해 수능의 영향력은 정시모집에서도 절대적일 전망이다. 서울대가 대표적이다. 서울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수능의 비중을 높인 대신 학생부 비중은 낮췄다. 1단계에서 수능 성적으로 2배수를 뽑는 것은 지난해와 같은데, 2단계 반영 비율이 달라졌다. 올해는 ‘수능 60%+학생부 10%+대학별고사 30%(인문계:논술, 경영대·자연계:면접)’로 최종 합격을 가린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단계에서 수능 반영 비율이 30%에서 60%로 늘어난 반면 학생부는 40%에서 10%로 줄었다. 올해 수시에서 전체 정원의 83%를 뽑는 서울대는 정시에서 552명만 뽑는다.



 학생부 반영 비율이 줄어들자 올해 서울대 입시에서도 특목고 강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서울대 정시 합격생 중 외국어고·과학고 출신이 25.3%에 달했다. 2008~2012학년도에는 정시 합격생 중 특목고 출신이 10.7~16%에 그쳤었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서울대가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반영 비율을 10%로 낮춘 데다 특목고 출신 학생 중 수능 고득점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특목고 출신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의 정시모집 역시 수능의 비중이 크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는 2014학년도 정시 선발 인원 중 70%를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다. 중앙대는 수능만 100% 반영하는 선발 인원이 88%에 달한다. 이영덕 소장은 “상위권 11개 대학의 정시모집에서 내신의 영향력은 낮아지고 수능이 절대적인 기준이 됐다”며 “수능 공부에 1년을 더 투자할 수 있는 재수생이 정시에 강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비중이 높아진 수능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김명찬 이사는 “올해 수능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영어 B형과 탐구영역 성적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탐구영역은 응시 가능 과목 수가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어든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소장은 “탐구영역 응시 과목 수가 줄면 각 과목 응시 인원도 준다는 뜻”이라며 “그만큼 1, 2 등급에 포함되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성권 교사는 “많은 학생들이 탐구영역을 여름방학에 가서 급히 준비하는데, 올해는 3학년 초부터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주말을 이용해 1주일 단위로 꾸준하게 복습만 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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