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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나라 전당대회 때 선거운동 지원도

중앙일보 2013.03.06 01:01 종합 8면 지면보기
서울시 중구 남산 순환로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본부 건물. [김도훈 기자]
한국자유총연맹(자총)이 불법 정치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중순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자총의 주거래 업체인 홍보대행사 H사를 압수수색했다. 압수물에서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출마한 A후보의 선거 운동 지원 관련 물증이 나왔다. 자총 한 관계자는 “당시 자총 상부 지시로 A후보 지원 방침이 정해졌다”며 “H사는 선거 캠페인에 쓰이는 각종 홍보물, 피켓 등의 제작을 의뢰한 곳”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총 회장 집무실에서 A후보 지원 선거전략회의가 열렸고 A후보 측 관계자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의에서 본부와 지부별 지원 대책과 역할분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실제 A후보가 전국 선거운동을 시작하자 자총 측의 지원이 이어졌다.


경찰, 불법 정치개입 수사

 영남지역 자총 한 간부는 “자총 회원 수백 명을 전당대회가 열리는 체육관에 동원한 적이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200~500명씩 회원 동원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총 본부 관계자는 “자총 일부 이사가 전세버스를 지원했고 본부 직원 일부는 A후보 캠프에 파견 형식으로 나가 선거를 도왔다”고 말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후보(현 경남도지사)는 “자총이 특정 후보를 돕는 등 선거에 불법 개입하고 있다”며 공개 항의를 하는 등 불만을 표시했다. 조직력에서 타 후보들에 비해 열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자총의 지원을 받은 A후보는 상위권으로 최고위원에 뽑혔다.



 자총 한 관계자는 “파견 직원 출장비에서부터 H사가 제작한 각종 선거 물품 제작에 자총 공금 일부가 들어간 의혹이 있다”며 “국고를 지원받는 자총이 정치권 선거에 개입한 것은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자총 측은 “몇몇 회원이 개인 자격으로 도왔을 뿐 조직을 동원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A후보 측도 “일부 당적을 가진 회원들이 도왔을지는 몰라도 자총이 조직적으로 지원한 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특별법에 의해 설립돼 국고를 지원받는 단체가 정당 전당대회 등의 선거운동에 개입한 행위는 정당법 위반(공소시효 5년)에 해당한다. 자총 공금이 선거에 쓰인 사실이 확인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탐사팀=고성표·김소현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한국자유총연맹=전국 회원 150만 명을 거느린 국내 최대 국민운동단체로 매년 10억원 이상의 국고를 지원받는다. 1954년 이승만 대통령과 대만 장제스 총통이 주도해 만든 아시아민족 반공연맹 한국지부로 출발, 1989년 한국자유총연맹으로 개편됐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확산을 목적으로 민주시민 교육·자원봉사·북한주민 지원 사업 등의 활동을 한다. 서울 본부와 전국 시·도에 16개 지부를 두고 있다.



 2009년 3월 취임한 현 박창달 회장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특보를 맡은 박 회장은 이상득 전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춘식 전 의원과 함께 ‘포항 4인방’으로 꼽힌다. 전임 회장인 권정달 전 의원은 운영비 수억원 횡령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최근 특별사면됐다. 자유민주주의 정체성 수호에 기여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정권 유지와 정치에 이용됐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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