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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한 사람, 일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

중앙일보 2013.03.06 00:42 종합 30면 지면보기
윤영호 교수는 22년간 암환자들과 함께하며 암을 극복하는 이들의 특징을 분석했다.
1977년, 중학교 1학년 소년은 스물넷 꽃다운 나이의 누이를 잃었다. 위암. 황달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누나에게 의사는 “암세포가 이미 간까지 퍼져 손을 쓸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항암치료는 고사하고 통증 조절에 대한 개념도 없었던 때였다. 견딜 수 없는 통증에 누나의 몸은 작아져만 갔다. 동네 약사가 누나에게 진통제를 놓아주는 동안, 끝까지 치료를 하자는 가족과 어쩔 수 없다는 가족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어린 동생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면서 ‘꼭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

 서울대 의대 윤영호(49) 교수의 얘기다. 윤 교수는 2000년 7월 국립암센터 개원 때부터 2011년 서울대 병원으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꼬박 11년을 국립암센터에서 보냈다. 서울대 암예방관리 전공교수로 지난해 5월부터 건강사회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그는 누나의 죽음 이후 의사로서 오랜 시간 암환자들을 지켜봤다. 호스피스 제도와 ‘웰 다잉’(well-dying)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고민해왔다. 생각의 끝은, 말기 암 환자들이 의미 없는 연명치료 대신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면서 주위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거였다. 지난해 11월 그는 『나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입니다』란 책을 펴냈다.



 윤 교수가 이번엔 『암을 극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을 냈다. 22년 동안 암을 연구하며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모았다. 그는 “암 치료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최근 암환자 생존율이 63.2%에 달한다”며 “실제로 암을 극복한 사람들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암을 이긴 환자들의 삶의 태도와 습관에 초점을 맞췄다. “암을 극복한 환자 1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해보니 긍정적 사고와 목표 의식, 외부와 접촉 빈도, 이타성에서 특징이 있더군요.”



 그는 2009년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주최하는 워크숍에서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강연을 듣고 난 뒤 이를 암환자에게 적용해보자 마음먹었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회장과 고현숙 코칭경영원 대표도 작업에 참여했다. 윤 교수는 “암을 극복한 사람은 삶에서 큰 문제를 극복한 사람이기에 성공한 사람들과 닮은 점들이 많았다”고 했다.



 “어떤 분은 암 진단을 받은 뒤 외출도 더 많이 하고 1년 간 꾸준히 전단지를 돌리는 일을 했습니다. 암을 이겨내는 사람들은 자기 주도적인 생각과 각오를 하죠. ‘말이 씨가 된다’고 하듯이 내가 말한대로 이루어진다는 예언을 스스로 함으로써 결국 원하는 건강을 얻게됩니다.”



 윤 교수는 “과거에는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이 좋은 의사였지만, 지금은 환자에게 좋은 코치,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암환자 희망 나눔 프로젝트’도 시작할 계획이다. 윤 교수의 목표는 암을 극복하는 문화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다. 이번 책 판매 수익금도 모두 암환자들을 위해 쓸 계획이다.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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