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론] 한국 온난화 대응 후퇴했다

중앙일보 2013.03.06 00:35 종합 33면 지면보기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우리 모두가 환호하던 겨울의 첫눈. 그러나 올해는 유달리 눈이 많이 오다 보니 어느덧 무감각해지고 지루하기까지 했다. 몇 년 전 우리가 심각하게 다루기 시작했던 지구온난화 문제도 올해 눈처럼 어느새 사람들 기억 속에서 빛을 잃어가는 듯하다. 그 증거로 온난화를 막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2012년 카타르 도하의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퇴색했다. 2020년까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으로 대충 가자는 꼴이 됐다.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뒷전으로 밀렸고 경제 부흥만이 최대의 관심사가 됐다.



선진국이 온난화에 무관심해지면 개도국들은 아예 망각한다. 유럽위원회 공동연구센터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중국의 1인당 에너지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7.2t이나 됐다. 유럽연합 27개국 1인당 배출량 7.5t에 근접했다. 중국은 전 세계 배출량 339억t의 29%인 97억t을 차지한다. 그 다음이 미국(16%)·인도(6%)·러시아(5%)·일본(4%)·독일 그리고 한국이다.



 한국도 역방향이긴 마찬가지다. 한국의 2011년 CO2 배출량은 6억1000만t으로 1990년에 비해 144% 증가했다. 1인당 배출량은 12.6t으로 90년 대비 114% 증가했다. 증가 속도 면에서 보면 주요 국가 중에서 중국(227%)·인도네시아(122%)에 이어 셋째다. 흡사 어느 통신업체의 광고인 ‘빠름, 빠름’같이 온난화를 빠름으로 이끌려는 듯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목표로 설정했던 2020년 배출 전망치(BAU) 대비 30% 감축은 달성할 수 없더라도 노력은 기울였어야 했다. 우리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 순위는 2008년 9위, 2009년 8위, 2010년과 2011년 7위로 계속 올라가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낮은 국민 참여도, 건물·교통 등 비산업 부문의 역할 부족, 효과적인 기후 정책의 부재 때문이다.



 새 정부의 화두는 복지·창조·융합이라고 본다. 20세기의 복지가 의료, 사회안전망 구축 등 전통적 복지였다면 환경·에너지야말로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새로운 복지임을 깨달아야 한다. 심지어 기후 복지라는 말도 사용한다.



 창조도 기존 산업에서는 발생하기 매우 힘들고 성공 확률도 낮다고 본다. 사람들이 무관심하던 환경산업이라는 곳에서 오히려 혁신적인 창조의 가능성이 크다. 60~70년대 일본·영국·미국 등은 제조업의 심각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조적인 융합 환경 기술을 개발해 해결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뒤로 가는 한국이 이제부터라도 앞으로 가는 한국이 돼야 한다. 우선 과거의 기후변화·환경 정책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으면서도 합리적인 정책이 수립되도록 최소한 5년간의 정확한 정책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



둘째, 시민들의 의식이 아직도 부족하기 때문에 참여와 의무를 반영할 수 있는 과감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어느 정도의 고통은 따르겠지만 모든 시민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시민을 위한 기후변화 정책이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자세다. 기업은 환경 규제라고 하면 일단은 반대하고 예외적인 규정을 두려는 면이 있다. 이제 기업은 부정에서 긍정으로 태도를 전환해 즐길 생각을 해야 한다. 즐기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온다. 정부에 대해서도 줄 것은 주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당당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진정한 융합이란 모든 사회 구성원이 뜻을 합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지구온난화 문제의 해법도 융합에서 나온다.



김 정 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