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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납·탈루 연 11조원 신용카드사 선납제 도입을

중앙일보 2013.03.06 00:30 경제 4면 지면보기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금제품을 이용한 편법 거래로 983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김모(69)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김씨는 세금 감면을 받자마자 문을 닫고 폐업하는 ‘폭탄업체’를 내세워 금지금(순도 99.5% 이상의 금괴)을 수출한 뒤 부가세를 환급받았다. 정부가 귀금속 산업 양성화를 위해 금지금을 수출하면 부가세를 환급해주는 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올 1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세금 292억여원을 포탈한 금 도매업체 대표 강모(60)씨가 구속기소됐다.


조세연구원 토론회서 제안
5년간 최대 50조 추가 세수

 이같이 구멍 뚫린 부가세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5일 조세연구원 주최 ‘증세 없는 세수 확보 방안’ 토론회에서 나왔다.





김재진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부가세 탈세 방지 수단으로 ‘부가가치세 매입자 납부제도’를 제시한 것이다. 이는 부가가치세 납세자와 담세자가 일치하지 않는 데서 오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판매자(납세자)는 손님(담세자)들로부터 10%의 부가세를 받아둔다. 판매자는 이를 국세청에 납부해야 하지만 폐업, 면세 활용, 무자료 공급과 같은 편법으로 부가세를 국세청에 납부하지 않는 탈세 행위가 만연돼 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부가세의 체납·탈루액은 연간 11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부가세 납부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편한다면 연간 5조3000억~7조1000억원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부가세 세법 틀을 고치는 것이어서 편익과 비용 효과를 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가세 문제 외에 토론회에서는 증세 없는 세수 확보의 초점이 감면·비과세 축소에 모였다. 김형돈 재정부 조세정책관은 “각종 감면·비과세 제도는 일몰이 돌아오면 원칙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현재 연간 감면액은 30조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이 가운데 대기업·고소득층에 지원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조세연구원은 감면·비과세의 10% 축소로 연간 3조원, 5년간 15조원의 세금을 더 걷는 방안을 내놨다. 이 부분은 재정부도 공감하고 있다.



 지금은 재정부가 난색을 표명하고 있지만, 만약 부가세 납부 방식 개편안이 도입되고 비과세·감면 축소가 이뤄진다면 5년간 40조~50조원의 추가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공약 재원 134조5000억원 중 세제 개편으로 조달하겠다고 한 48조원에 근접하는 액수다.



재정부는 올 8월 세법개정안을 마련할 때 이 같은 비과세·감면 정비 방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김동호·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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