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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청에 흐르는 피아노 선율

중앙일보 2013.03.06 00:28 종합 18면 지면보기
5일 포항시청 2층 로비에서 열린 피아노 전달식에서 피아노 반주에 맞춰 다소리세오녀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 포항시]
5일 오전 11시30분 포항시청 2층 로비에 피아노 선율이 울려퍼졌다. 곧이어 포항지역 결혼이민여성들로 구성된 다소리세오녀 합창단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감사는 행복의 시작이에요’를 시작으로 ‘젊은 그대’ ‘아! 대한민국’을 잇따라 불렀다. 대구은행이 포항시에 기증한 피아노 전달식 자리다. 합창이 끝나자 이번엔 포항시립합창단의 김영화씨가 피아노를 독주했다. 피날레는 ‘영일만 친구’로 장식됐다.


딱딱한 관공서 분위기 바꾸려
2층 로비에 휴게공간 마련
직원·자원봉사자 하루 세차례 연주

 포항시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하루 세 차례 같은 자리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기로 했다. 딱딱한 관공서의 분위기를 바꾸고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당장 효과가 나타났다.



 피아노 전달식 행사 때 시청 3층으로 민원서류를 떼러 온 시민 정유진씨는 “그동안 시청을 방문할 때마다 분위기가 어둡고 딱딱했는데 피아노 소리를 듣고 연주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연주 시간에 맞춰 시청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



 피아노가 설치된 2층 로비엔 민원인이 자주 찾는 상수도사업소와 대구은행·농협의 지점이 있는 데다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커피숍 히즈빈스가 있어 시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또 바로 위 3층은 민원실이다.



 피아노 연주는 아침 출근시간대인 8시50분부터 9시까지와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퇴근 무렵인 오후 5시50분부터 6시까지 등 세 차례 이뤄진다.



 포항시는 그동안 부드러운 행정을 펴기 위해 금요일엔 편한 청바지를 입는 청바지데이를 운영하고 여름엔 장미꽃이 그려진 셔츠 근무복을 입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이번에는 다시 피아노 연주를 통해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여유를 찾고 시청을 찾는 시민들에겐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며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아이디어는 하춘수 대구은행장의 따뜻한 리더십에서 나왔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하 행장이 나비넥타이를 매고 성악을 즐기는 데다 본점 로비에 피아노를 설치해 놓고 고객을 맞이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박 시장은 하 행장에게 곧바로 “포항시도 시도해 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청 관련 부서에 곧바로 피아노 구입을 지시했다. 하 행장은 그 뜻을 알아채고 이날 피아노를 기증한 것이다. 2000만원짜리 야마하 피아노였다.



 피아노는 아침에는 시청 직원인 기획예산과의 박현화씨가 연주하고 낮 시간은 재능기부 자원봉사자 10여 명이 돌아가면서 맡기로 했다. 피아노 독주 이외에 클래식 기타나 트럼펫과의 협주, 전문가 초청 특별연주회와 포항시립교향악단·합창단의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기획할 예정이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시청이라는 공간을 민원을 보고 업무를 처리하는 관공서만이 아닌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피아노 연주의 재능을 기부할 시민들의 신청(054-270-2352)도 받고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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