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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변동 막는 채권거래세 검토

중앙일보 2013.03.06 00:26 경제 2면 지면보기
일본의 양적완화와 이로 인한 ‘엔저(低)’로 우리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원화 강세를 방치하면 수출의 버팀목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환시장 불안정도 걱정해야 한다. 내수 비중을 확대해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것도 대비책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도 원화 강세 흐름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무역 규모 7위의 경제력에서 통화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다. 문제는 가파른 속도다. 환율이 급변동하면 기업들이 적응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더구나 완전 개방된 한국 외환시장에선 외국인들이 언제든 현금인출기처럼 돈을 빼내갈 수 있다.


정부, 엔저 대응책 마련 비상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더욱 강력한 수단을 검토 중이다. 지금도 선물환포지션한도, 외환건전성부담금, 외국은행 채권투자 과세와 같은 ‘외환규제 3종 세트’가 있지만 급변동을 막을 장치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에서다. 그래서 제시된 카드가 한국판 토빈세다. 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한국을 드나드는 모든 외환에 세금을 부과하는 외환거래세다. 하지만 이 카드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자칫 한국이 폐쇄적인 경제체제를 도입한다는 인식을 심어 도리어 투자기피 대상국이 될 수도 있어서다.



 그래서 정부는 이보다 낮은 단계의 채권거래세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높아지자 2010년 이후 외국인들의 한국 채권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따라서 채권거래세만 물려도 급격한 외환 유출입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30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해외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 이대로 괜찮은가’ 세미나에서 정부의 이 같은 기본 방침을 제시했다.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최근 주요국의 양적완화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이제 우리도 ‘우리의 숙제’를 해야 할 시기”라며 한국판 토빈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정부의 이런 방침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 내정자에게도 보고됐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역시 이에 긍정적이다. 그가 구상 중인 것은 평소에는 ‘제로 세율’을 유지하지만 위기 때는 실제로 세금을 부과하는 2단계 방안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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