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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성미산마을 '소행주'가 대표적 … 공간 공유 거부감이 걸림돌

중앙선데이 2013.03.02 23:25 312호 10면 지면보기
민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셰어하우스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1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수목 마이바움 연희’의 외관. 2‘수목 마이바움 연희’의 공용 공간. 거실 겸 사랑방, 카페의 역할을 한다. 3 아이들 놀이방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소행주 1호의 공용 공간.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져 ‘생계형’ 셰어하우스가 늘고 있는 가운데, 공동체 복원에 중점을 둔 본격 셰어하우스를 만드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성공 사례도 적지 않다.

공동체 복원형 셰어하우스는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주택·자동차·물건·정보 등을 함께 나누고 협력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자는 취지의 ‘공유도시 서울’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주택과 관련해서는 ‘두레주택’ 사업과 ‘한 지붕 세대공감’ 사업이 눈에 띈다. 두레주택의 경우,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의 주택 2채를 리모델링하는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2층 주택의 내부를 바꿔 4~5가구가 함께 살 수 있게 하고, 넓은 공용 공간을 두는 ‘셰어하우스’다. 올해 초 선정된 입주 후보자들은 6월께 리모델링이 끝나면 입주하게 된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양준모 팀장은 “개인의 삶과 공동체 생활이 어우러지는 셰어하우스의 모델로 만들 계획”이라며 “성공하면 한 마을을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로 만들던 기존 재개발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붕 세대공감’ 사업도 눈에 띈다. 자식이 분가해 방 3~4개짜리 집이 필요 없지만 쉽게 처분을 못하는 노년층과, 주거 비용 때문에 곤란을 겪는 대학생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사업이다. 노인들은 인근 시세보다 싸게 세를 주고, 대학생이나 청년들은 노인들의 말 상대가 되고 장보기를 돕거나 스마트폰 교육을 시켜주는 등 서로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민간에서는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가 대표적이다. 이는 입주자가 건축 설계부터 참여하고 입주민들이 공용 공간에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사업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았던 이일훈 건축가는 “입주민들끼리 의사소통하고 그것을 반영해 건축한 사례는 소행주가 처음일 것”이라며 “이 같은 사업이 가능하기 위해선 공동체 삶을 지향하는 마음가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상적인 셰어하우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입주(희망)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지만, 의견을 맞추는 게 쉽지는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들어 시세 차익을 내는 기존의 재개발 방식에 익숙한 이들에게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는 셰어하우스를 납득시키는 과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셰어하우스가 당장 집값을 올려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집, 내 공간’을 남과 나눈다는 개념도 아직 낯설어 하는 경우가 많다.

  민간 부문에서도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한 셰어하우스 업체 대표는 “개인 공간을 확보하고도, 공용 공간을 충분히 만들려면 당연히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며 “공용 공간을 확보할 경우 건축법상 층고 완화나 용적률 조정 등 혜택이 주어지면 사업이 더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철 대표는 “시장 원리로만 가면 원룸·오피스텔 등 유행 따라 만들어진 건축 상품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입주 희망자들의 참여를 최우선으로 하고 정책은 이걸 뒷받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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