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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더그아웃 : 네덜란드 (하)

온라인 중앙일보 2013.03.02 16:19
안녕하세요, 새내기 캐스터 박상욱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일본과 브라질의 A조 1경기 중계준비를 하던 중에, 부랴부랴 네덜란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아… 중계 경험도 없는 초보자가 준비나 제대로 하지, 무슨 글까지 쓰냐… 이런 반응이 두렵습니다만… 중계팀 막내로서 겪게 되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전해드리고, 또 덤으로! 중계준비 도중에 알게 된 흥미로운 부분들에 대해 알려드리겠다는 마음으로 쓰는 글이니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_<)



자! 이제 드디어 오늘! 우리나라와 네덜란드 대표팀의 경기가 열립니다. 양팀 모두, 상대가 어떤 나라냐는 것도 경기 준비의 중요 요소겠지만, 아무래도 두 나라 모두에게 이번 경기가 2013 WBC의 첫 경기니만큼, 최고의 라인업으로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이네요 ^^



오늘 이 시간에는, 네덜란드의 베테랑, 앤드류 존스입니다!



저에게 앤드류 존스라는 선수는, 9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에 푹 빠져있던 중학교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선수인데요, 당시 박찬호 해설위원이 LA에서 불꽃 피칭을 자랑하던 시기에 “하드볼” 이나 “트리플 플레이”와 같은 야구 게임에 푹 빠져서 치퍼 존스와 함께 제가 영입하고픈 선수 1순위였습니다.



여담이지만, 당시 “박찬호 선발 경기”에서 TV를 통해서만 봐왔던 송재우 해설위원과 얼마전 “다시보는 WBC, 영원한 라이벌 한일전” 중계를 위해 처음으로 만나게 되면서, 그것도 캐스터와 해설이라는 입장으로 중계석에서 만나게 되니, 당시의 추억들이 떠오르며 너무나 감개무량하고 가슴 벅찬 기분이었답니다.



(아… 갑자기 그 시절을 떠올리니, 히데오 노모, 마이크 피아자, 애드리안 벨트레, 에릭 영 등등 추억의 선수들이 떠오르네요 ㅎㅎㅎ)



자, 그런데 수 많은 선수들 가운데 제가 앤드류 존스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비단 그에 대한 예전 향수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거인 투수 록 반 밀, 워싱턴의 유망주 랜돌프 오듀버를 비롯해 주의를 기울여 지켜봐야 할 선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1998년부터 2007년 까지 무려 10년 연속 골든 글러브의 주인공이 화려했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이제 일본 프로야구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만큼, 아시아지역에서 펼쳐지는 1라운드 경기에… 게다가, 일본 야구팬들이 관심 갖고 지켜볼 대한민국과의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앤드류 존스의 화라했던 전성기는 바로 2005년이었습니다. 2005년 시즌에 51개의 홈런을 몰아쳤던 그는, 골든 글러브는 물론이고, 두 차례에 걸쳐 금주의 선수, 이달의 선수, 선수들이 뽑은 NL 우수 선수 등에 선정됐고, 행크 애론상과 실버 슬러거 상을 손에 넣었죠.



하지만, 2000년대가 꺾이고, 30대에 접어들면서, 그의 성적도 점차 하향세에 접어들었습니다. 홈/어웨이, 밤/낮 가리지 않고 고른 타격감을 보였던 앤드류 존스는 2008년 LA 다저스에서 타율 1할 5푼 8리에 단 3개의 홈런을 날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는데요, 전성기 시절 소화했던 경기 출전수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해도 시원시원한 예전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줄곧 내셔널리그에서 활동했던 그는 그렇게 2008년 최악의 해를 보내고서 아메리칸리그로 옮겨갔지만,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컵스, 뉴욕 양키스까지 여러 팀을 거쳤지만,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펼쳐갈 그에게 이번 대회는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메이저리그 통산 434개의 홈런, 1289타점을 기록한 베테랑 존스! 그의 존재 만으로도 네덜란드 선수들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고, 일본 무대 진출을 결정짓고 나서는 첫 대회이니만큼, 그의 각오 역시 남다를 것입니다.



저 스스로도 중계 준비를 하면서 각종 기록과 수치의 중요성을 하루하루 느끼고, 그러기에 매일같이 새로운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지만, 글쎄요… 이런 베테랑 선수에게는 단순히 최근의 기록들만으로 그를 평가하고, 단정지을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몇 시간 후면 드디어 우리나라와 네덜란드가 경기를 치릅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야구팬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별, 앤드류 존스… 그가 팀의 듬직한 정신적 지주의 역할과 함께, 팀의 분위기를 이끄는 “한 방”을 언제든 날릴 깜냥이 충분한 선수이니만큼, 오늘 경기에서 우리가 주의해서 지켜볼 선수 가운데 한 사람이지 않을까요?



이렇게 우리와 맞붙게 될 팀들에 대해서… 특히, 인물 개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그 인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생기고, 그의 파이팅을 바라게 된다는 것이 참 재미있네요. 하지만! 우리 선수들, 네덜란드를 상대로 최선을 다할 만큼 좋은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의 이야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야구의 감동이 좀 다르다! WBC는 JTBC와 함께! 지금까지 새내기 캐스터 박상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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