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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총리만 있는 새 정부

중앙일보 2013.02.27 01:02 종합 1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홍원 신임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6일로 예정됐던 국무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전날 대통령에 취임한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회의였다. 국무회의는 국정 최고 심의 기구로, 대통령령엔 매주 1회 국무회의를 열도록 돼 있다. 이명박 정부에선 매주 화요일 국무회의가 열렸다.

정홍원 임명동의안 통과
예정된 첫 국무회의는 무산
여야 정부조직 협상 난항에
청와대도 파행 운영 불가피



 26일 국무회의가 취소된 데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무회의가 오전이라 국회에서 정홍원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가 되지 않았고, 국무회의를 연다고 해도 급한 현안이 없는 데다 아직 내각 구성이 안 돼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틀 뒤인 27일 첫 국무회의를 열었다. 당시에도 한덕수 총리부터 장관들까지 모두 노무현 정부의 국무위원들이었지만 회의가 취소되지는 않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000년 이후에는 한 차례 정도 국무회의가 열리지 않았고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선 한 차례도 빠짐없이 국무회의가 열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신임 정홍원 총리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처리가 늦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국무총리가 중심을 잡아 각 부처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총리는 이날 취임식에서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들께 다가가서 열심히 듣고 소통하는 국민 곁의 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정 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197명(72.4%)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출범 이틀째인 박근혜 정부가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박근혜 정부 각료들이 임명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에 대한 청문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6일까지 12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지만 신설·조정되는 나머지 4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는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에서 개정안 처리가 늦어질 경우 국정 파행이 장기화돼 국정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적인 국무회의가 이뤄지지 않아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예산 집행 등이 중단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운영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아직도 박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지 못해 내정자 신분이다.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정책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를 최우선적 국정 과제인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박 대통령은 PP(프로그램공급업자)·SO(유선방송사업자) 등 일부 미디어를 기존의 방통위에서 미래부 소관으로 옮기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야당은 “방송의 공공성과 형평성이 무시된 개편안”이라며 “방송 정책은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 존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 문제를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설명했다. 반면에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이 부분만 풀어주면 (정부조직법 협상이) 원샷으로 해결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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